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유로화 위기가 끝이 없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스랜드 같은 작은 나라 이야기는 이제 신문에 나오지도 않지만, 역시 작지만 그래도 규모가 큰 나라인 그리스 위기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리스에 대한 지원은 소규모로 찔끔 찔끔 이루어지는 것 같고, 그리스 국민들은 지원의 조건에 반대하여 연일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남의 돈 빌어서 펑펑 쓸땐 언제고, 지금와서 빛을 탕감해주겠다는데도 반대를한다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유로화에 편입된 것 자체가 그리스 경제의 빈곤화를 부채질 했다는 주장도 있다. 나같은 사람으로서는 유로화 위기의 전말을 알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책 한권을 유로화 위기의 원인과 진단에 송두리째 사용하고 있는 이 책과의 만남은 무척 반가운 만남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의 시각은 비관적이다. 애당초 경제 체급이 다르고 재정운영방식이 다른 나라들 사이의 통화결합은 지금과 같은 위기를 낳을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커러시 워'의 저자가 쓴 결론과 정면으로 배치가 된다. 그는 유로화의 해체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화 사용 주요국의 환율절상을 가져와서 그나라의 경제에 파국적 결과를 나을 것이므로, 독일을 비롯한 유로화주요국가들은 어떻게든 유로화를 이끌고 갈 것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커런시워'의 저자의 시각이 경제를 정치, 국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라면 이 책의 저자는 유로화의 위기를 순수하게 경제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유로화 이전에 공동통화의 경험이 스칸디나비아 제국들, 지금의 독이로 통합되기 전의 군소국가들의 연합이었던 독일제국에서 시행된 경험이 있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결국 공동화폐를 사용하는 경제통합은 재정통합등의 정치적인 통합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만히 이런 주장을 읽어보면 신문에서 언급하는 '질서있는 디폴트'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다. 그리스를 디폴트 시킬거이라면 애당초 지금 그리스에 자금을 쏫아붇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시간벌기라는 설명을 한다. 단지 시간을 좀더 벌어 그리스를 연명시키기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리스를 둘러싸고 있는 각국의 주요 은행들 사이의 얽히고 섥힌 채무와 채권을 정리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백년간의 끊임없는 전쟁으로  격랑을 겪어온 유로권. 그래서 통합을 하지고 한 것이지만, 그 통합의 정도가 완전한 정치적 통합을 포함하지 못하는 한은 지금과 같은 위기가 올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설명이다. 게다가 미국의 저금리로 인한 통화팽창과 버블이 밀접한 재정적 관련이 있는 유럽 각국들에 전염이 되면서 원래부터 취약했던 그리스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 것이라는 설명이 공감된다. 그러나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덩치 큰 나라들 역시 취약한 상태는 독일이 감당할수도 감당할 의지도 없다는 점은 결국 어떤 형식으로든 유로화의 해체를 가져올수 밖에 없다는 진단을 설득력있게 펼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