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제정신'이라고? 그럼 대부분을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산다는 말인가?

아무리 사람이 착각 속에 산다지만 가끔 제정신이 들 정도로 착각을 많이 하고 산다니.

그런데 듣고 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다. 그중 가장 큰 착각은 '나는 착각하지 않는다는 착각'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 속에 많은 사례들을 읽다보니 가끔 뜨끔뜨끔 하기도 했지만, 그중 흥미로운 것은 기도하면 다 들어줄거라는 착각이다.

우리 아이가 제 실력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런 기도를 할 것이 아닌가.

정원은 정해져 있고 그런 실력이 좀 딸리는 우리 아이를 붙여주기 위해 실력있는 누군가를 떨어뜨려 주신다는 말인가.

그 부모또한 이런 기도를 할텐데 그럼 누구의 기도를 들어줄 것인가. 신들도 참 고충이 많으시겠다.

사람 관계에서의 착각도 흥미롭다. 남녀가 처음 만날 때는 누구나 좋은 모습을 보이려 애쓴다. 서로는 그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고 결혼하지만 살다보면 내가 모르던 단점들이 하나 둘 드러나게 된다.

저자는 이런 실망을 줄이기 위해 예방주사를 맞히자고 한다. 아예 첨부터 나의 단점들을 살짝 살짝 노출시켜 그것조차 내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도록 하면 살면서 실망하는 일이 적어질 것이라고. 참 그럴듯한 말이다.

또 한가지. 신중하게 생각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도 착각이란다. 오히려 즉흥적으로 질러버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마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고민 고민 하다가 나중에는 정신이 혼미해져서 결국 그릇된 선택을 하기도 하는...

저자가 '착각하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쓴 것은 아니다. 적당히 착각을 즐기기도 하고, 지나친 착각을 하지 않기 위해 남의 말을 들어보고 '혹시 내가 착각하는 것 아니야?'하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하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