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부산에 다녀왔던 기억이 아직 남아 가슴 한 편에 아련한 추억이 되어
자리 잡고 있는데 뭔가 아쉬운 마음에 또 한 번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3박 4일 동안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는데 가보지 못한 곳도 많고 몰라서 가지 못한 곳도
많다. 부산에 관련된 정보를 인터넷에 찾아보아도 내가 아는 정보 위주로 찾아보아서
그런지 딱히 새로운 정보를 접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간된 부산 온 더 로드를 보니 유명 관광지 외에도 몰라서 가지 못했던
정감 가는 장소가 무척 많이 소개되어 있었다. 바로 내가 찾던 그런 정보였다.

 

멋진 사진과 함께 그곳의 정보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어 책만 보아도 아직 가보지 못한
장소가 전에 한 번 가보았던 것처럼 진한 향수와 함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눈을 감고 책에 소개되어 있는 곳들을 상상하자니 벌써 내 마음은 그곳으로 달려가는
듯하다. 부산에 내가 몰랐던 재미있는 장소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진작 알아보지 못한
것이 후회 된다.

 

다음 여름을 기다리기 전에 겨울의 부산을 보러 준비를 해 보아야겠다.
찬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해운대와 광안리도 분명 나에게 어떤 많은 추억을 안겨줄
것임에 틀림없다. 여름의 활기차던 해운대와 달맞이 고개의 풍경이 겨울에는 어떻게
다가올까... 겨울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번 겨울 부산 여행이 너무나 기대가 된다.

 

책을 보며 이곳저곳 여행지도를 그리고 있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부산 여행을 하는 상상을 하며 많은 계획을 세우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 상상의 세계에
푹 빠져버렸나 보다. 세상에 이처럼 재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

 

부산의 책방골목과 재래시장 그리고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건물 사진들을 보니 벌써 그곳에서 헤매고 있을 내 자신이 상상이 된다. 책이
좋아서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헤어나지 못하는 나임을 알기에 책방거리는
아마도 나에게 어떤 재미있는 놀이동산보다도 더 큰 재미와 흥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그 외에 여러 가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든가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게스트
하우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무엇보다 이 책을 만난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부산에 그렇게 매력적인 게스트 하우스들이 있는 줄 지금까지 몰랐던 것이 너무 아쉬웠다고나
할까... 이번 여행에서는 그곳에 여장을 풀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책 한권을 읽는 동안 마치 꿈꾸듯 휴가를 다녀온 듯한 기분에 마음이 더욱 설렌다.
눈을 감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어디서 파도와 갈매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내 마음은 이미 부산을 여행하고 있나보다.

시드페이퍼, 서진영, 부산, 부산온더로드, BIFF,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