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에서 어딘가 모르게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고자 5명의 젊은이들이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유랑을 떠난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을 주는데 그 과정이 화려하게 포장되지 않고 진솔하게 펼쳐져서 더욱 공감을 준다. 이들이 유랑을 결심하게 되기까지 과정도 큰 용기가 필요했음을 읽고 그런 열정이 부럽기도 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모아둔 돈을 털어서 이런 뜻 깊은 일을 결심하게 된 것에는 분명 남다른 사명감도 있었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이들과 같은 생각을 해보았을지라도 그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매우 드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은 더욱 뜻 깊고 당연히 칭찬 받을만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 이들이 단순히 비빔밥만을 전파하기 위한 것이 아닌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리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 내 마음에 더욱 깊게 다가온 것이다.

 

우리는 유구한 역사와 뛰어난 문화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세계에 알리는 일에 너무나 소홀해 왔다. 요즘은 K-POP으로 한류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음식문화가 성공적으로 전파된다면 그 영향력은 지대할 것이다. 비빔밥이 세계인의 입맛에 자리 잡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된다면 자연히 한국에 대한 관심이 생길 것이고 그 관심은 발걸음을 우리에게로 돌리게 해서 관광수입이 늘어남은 물론 지금껏 한국이 외국인들에게 갖고 있던 이미지도 더욱 좋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먹기 쉽고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비빔밥은 여러모로 뛰어난 음식이다. 하나의 그릇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쓱쓱 비벼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이 세상 또 어디에 있을까. 아무리 맛있고 특별한 요리라고 해도 식탁위에 차려진 것들을 한 곳에 넣고 섞는다면 엉망이 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데 비빔밥은 그렇게 해야지만 먹을 수 있다. 이 얼마나 색다르고 재미있는 음식인가. 게다가 대부분의 재료가 채소 위주라서 건강에도 좋으니 요즘 같은 웰빙시대에 이보다 잘 어울릴 수는 없다.

 

비빔밥은 입맛에 따라 그 재료를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고 비비기전의 모양도 취향에 따라 다르게 꾸밀 수 있으니 보기에도 너무나 좋다. 책을 읽다 보니 나라마다 특성이 있어서 고기를 뺀 비빔밥이 만들어 지기도 하고 채소도 그 나라 사람들이 잘 먹는 것으로 바꾸어서 넣기도 했다. 비빔밥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재료와 맛이 있지만 꼭 어떤 재료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고 그런 재료들이 빠지면 요리가 안되는 등의 특별히 정해진 방식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형태에 얼마든지 변형을 해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비빔밥의 큰 매력이다. 이렇게 각각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다가 한국의 전통 비빔밥을 맛본다면 또 다시 느껴보는 새로운 맛에 아마 그 감동이 몇 배는 되지 않을까.

 

여럿이 여행을 하다 보면 반드시 불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들도 5명이 함께 움직이다 보니 크고 작은 다툼이 계속 되었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었고 사소한 일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화해를 하며 더욱 굳어진 팀워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경험들이 이들을 또 다른 의미에서 많이 성장시켜 주었을 것이다. 혼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여럿이 함께 하기에 가질 수 있는 유대감 그리고 동료애. 비빔밥을 알리고 한국의 문화사절단 역할을 함과 동시에 무엇보다 값진 인생의 경험들을 했을 것이다.

 

비빔밥은 정말 다양한 세계의 문화적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처럼 자유롭고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음식이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먹기 전에는 눈으로 감상할 수 있어서 즐겁고 먹기 위하여 비비는 재미가 있어서 좋고 맛을 보면서 최고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비빔밥은 우리가 가진 너무나 멋지고 자랑스러운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