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가슴 가득히 어떤 설렘과 기대감을 충만하게 해주며 지친 심신을 편안히 쉬게 해주는 생활의 활력소이다. 보통은 짧은 휴가 기간 동안 단순한 유람을 즐기기 위하여 여행을 떠나지만 한번쯤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목적 있는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00km를 걷는 순례여행인 카미노를 해보는 것도 좋고 종교적인 목적에서 신앙이 가득한 곳으로 성지순례를 해 보는 것도 좋으며 전통적인 축제가 열리는 곳을 찾아 그곳의 분위기를 마음껏 느껴보는 것도 좋으리라. 이 책은 가히 여행사전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세계의 이름난 성지를 멋진 사진과 함께 모두 소개하고 있어서 특별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나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언젠가 꼭 한 번 세계여행을 하면서 이런 멋진 곳들을 두루두루 구경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그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 듣고 보아서 알고 있는 곳과 직접 가 보았던 곳도 있으며 아직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곳도 정말 많았다. 이토록 많은 성지가 세계 곳곳에 숨어 있었다니 새삼 지구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든다. 그 곳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지금 내가 그 땅을 밟고 서 있는 듯한 상상에 빠져들기도 하고 당장 가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다.

 

성지 한 곳 한 곳의 설명을 읽으며 나의 지식이 늘어남과 함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에 큰 재미도 느꼈다. 그리고 언제쯤 방문해야 가장 좋은지 그 계절과 여행할시 팁도 조언해 주고 있어 계획을 세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런 성지 여행은 사전에 그 곳의 역사나 관람 포인트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알지 못하고 간다면 여행의 감흥이 훨씬 줄어들 것으로 생각되니 이 책과 함께 철저한 준비를 한다면 현지에서 느끼는 감동은 몇 배나 늘어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각 성지마다 도움이 되는 정보가 가득한 웹사이트의 주소도 함께 나와 있으니 이 또한 너무나 유용하다.

 

책은 모두 10가지의 테마로 나뉘어져 있다. 고대의 신비롭고 거대한 유적을 찾아보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테마를 보고 순례길이나 축제에 관련된 정보를 알고 싶다면 그 쪽의 테마를 보면 된다. 세월이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유서 깊은 곳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여행하듯이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떤 때는 정오의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폐허의 한 가운데를 혼자서 걸어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성스러운 의식을 치르고 있는 곳을 한 발 떨어져 조용히 바라보는 느낌도 든다.

 

로마 카타콤의 사진을 보니 그 곳에 갔었던 때의 일이 생간난다. 무척 조용하면서도 신비한 느낌 가득했던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카타콤의 내부를 안내하던 가이드가 잘못해서 혼자 떨어질 경우 길을 잃고 영원히 나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잘 따라오라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정말 가슴 두근거리던 순간이었다. 책을 읽다 보니 이렇듯 지나간 추억도 떠 올릴 수 있었고 그동안 꼭 가보고 싶었던 곳들도 미리 둘러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성지여행은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으며 아득히 먼 옛날의 성스럽고도 경건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나는 책을 읽으면서 벌써 이곳저곳 여행을 다녀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마치 긴 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듯 가슴에 꽉 찬 무엇이 나를 뿌듯하게 했으며 참으로 배울 것도 많고 얻은 것도 많았던 좋은 시간에 고마움을 느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