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고 잔잔한 감동이 마음에 출렁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청소년 아이들이 과연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약간은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보다는 새로운 시작과 준비로 채워져 있는 그들의 삶을 생각해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한정된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15세 소녀 제스는 할아버지를 참 사랑하는 소녀였습니다. 또한 할아버지도 그 누구보다 손녀를 사랑했습니다. 저는 이상하게 할아버지의 인생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문득 소파에서 하늘을 쳐다보다가 어쩌면 이제까지 내가 살아온 인생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이 더 적게 남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앞으로 내게 주어진 삶이 영원한 것처럼 "내일 하지뭐" " 이 다음에 돈 많이 벌면 ~~ 사야지, 해야지!!" "다음에는 이러지 말아야겠다" 등등 미래에 관심과 초점이 많은 삶이었다는 생각을 갑자기 했습니다.

 

제스의 할아버지는 제스와 같은 나이인 15살에 고향을 떠나옵니다. 끔찍한 화재 사고로 집도 무모님도 다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추억하는 것은 그에게 너무 큰 아픔이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살라고 손녀에게 말합니다. 과거의 아픔을 그림으로 승화시킵니다.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가족과 특히 사랑했던 손녀와 그림그리며 과거의 아픔이었던 곳에서 행복한 죽음, 아니 어쩌면 또다른 시작 바다로 나아갑니다.

 

리버 보이의 출현은 우리에게 상상력과 동심을 선물해 줍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청소년들에게서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