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피아노를 친다. 아, 아주 웃긴 문장이네. 지금은 치고 있지 않다. 지금은 오후 11시 28분. 3M은 잠들었고,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여기 알라딘 서재에 안착했다.  

 

나는 피아노를 친다. 나는 피아노를 칠 줄 안다. 나는 체르니 40까지 쳤다. 내가 피아노를 배울 그 무렵, 아니 내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고 있는 요즘도, 피아노 세계에서(?) 실력을 가늠하는 유일한 도구는 체르니이다. 체르니 몇 까지 쳤어? 40이요. 어... 좀 쳤네. 나는 체르니 40까지 쳤다. 그리곤 피아노 학원을 그만뒀다. 여기까지는 내 나이 또래의 보통 여자아이들과 똑같다. 피아노 학원에 가고 체르니 40까지 치고, 피아노 학원을 그만둔다.

 

그런데, 내게는 다른게 하나 더 있었는데, 나는 계속해서 피아노를 쳤다는 거다. 나는 계속 피아노를 쳤다. 아주 자주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계속해서, 계속해서 피아노를 쳤다. 더구나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하나 있었으니, 교회 반주를 하게 된 것이었다. 나는 예배 반주를 하게 된 것이 너무 즐거웠고, 너무 행복했다. 교회 반주를 하며 나는 피아노와 계속 가까이 지냈다.  

 

바로 그 시절, 복음성가 이른바 CCM 반주를 위해서는 코드를 알아야 했는데, 그것은 교회 S오빠가 처음 가르쳐줬다. 이 책의 첫날 강의에서 나오는 바로 그 이야기. C는 도미솔, D는 레#파라, E는 미#솔시,... 이 자리를 빌어 나의 기본을 잡아주신 S오빠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L 남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협박과 공갈, 격려와 칭찬으로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 주시니, 지금 나는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CCM을 악보를 보면 바로 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 책에 쓰인 대로 일주일 안에 코드 반주를 완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코드 하나를 익혀 자리 옮김을 마스터하고, 능숙하게 변화를 주는 데까지 이르는데는 물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안내를 따라 가다 보면 비교적 쉽게, 훌륭하고도 아름다운, 폼나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은 코드 반주를 할 수  있게 된다. 코드 반주를 배우고자 하는 왕초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