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궁금한건 돈 좋아하는 마녀가 누구일까. 하는 거다. 그림을 보세요. 돈조아 마녀는 엄마다.

 

어릴 적부터 내 손으로 들어온 돈은 개미핥기가 개미 핥아가듯 엄마 손이 낚아채 갔다. 그 돈을 다 모았으면 분명 게임기는 사고도 남을 만큼 꽤 많을 거다.

"뭐? 그, 그거? 차곡차곡 저금해 놓는다고 했잖아."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 나는 목소리를 좀 더 높였다.

"싫어! 내 돈이니까, 내가 쓸 거야!" (12p)

 

게임기가 갖고 싶은 허대풍은 엄마에게 자신이 모아 둔 돈을 달라 이야기했다가 본전도 못 찾는다. 아, 허대풍이 인제서야 알아차린 이 위대한 비밀을, 우리 딸롱이는 일찍이 눈치채고, 자기가 받은 돈은 자기가 모아두기 시작해서, 간간히 받은 돈을 모은 것만도 8만원이 넘어간단다.

 

아빠는 엄마가 홈쇼핑 물건 사는 걸 싫어한다. 힘센 아빠가 딱 꿀밤 백 대만 엄마를 때려 주면 좋겠다. 아빠한테 혼나는 엄마를 상상하며 나는 4천원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정작 꿀밤 백 대를 맞을 뻔한 건 아빠였다. 술 마시고 기분 좋아진 아빠가 비싼 낚시대 산 걸 이야기해 버렸다. 나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했으면서 아무튼 못 말린다. 휴우-. 당분간 아빠도 나에게는 도움이 안 될 게 뻔하다. 엄마한테 쩔쩔매기는 아빠도 마찬가지니까. (22p)

 

아빠는 비싼 낚시대를 사고, 엄마는 홈쇼핑에 빠져있고, 아들은 게임기를 사고 싶어 안달이다. 온 가족이 세트메뉴다.

 

게임기에 죽고 사는 인생을 살고 있던 허대풍에게 나타난 구원자, 한결이 형아다. 한결이 형은 "게임기"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허대풍에게 예산을 정해 돈을 지출하는 법, 용돈기입장 쓰는 법, 벼룩시장에서 돈 버는 법, 충동구매하지 않는 법 등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렇게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한결이 형은 용돈 중의 얼마를 가난한 나라의 아이에게 기부했었는데 이번에 만나고 왔다고 했다. 가서 집도 고쳐 주고 영어도 가르쳐 주면서 정말 행복했다며 사진과 편지를 보여 주었다. 세계 여행이라면 멋진 호텔이나 관광지를 구경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형의 소원은 그런 것 하고는 달랐다. 형은 앞으로도 꾸준히 돈을 모아서 더 좋은 일에 쓰고 싶다고 했다. (122p)  

 

참~~~ 훌륭한 형아다. 훌륭한 한결이 형아 함 빌려오고 싶다. 용돈기입장 쓰는 법 좀 배우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