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가 평소 생각했던 것들과 일치하여 공감가는 페이지,

생각하진 못했지만 내 느낌들을 잘 정리해둔 페이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오랫도록 페이지에 머물도록 만든 페이지에

포스팃을 붙이다보니, 덕지덕지 붙어버렸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는 성경의 잠언 같은 책이다.

지식보다는 지혜를 허락하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보다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비범, 채움보다는 보통, 비움의 미학을 살펴볼 수 있다. 

가장 감명깊었던 구절을 소개한다.

 

비워야 비로소 채워진다.

사람은 아무것도 손에 쥐지 않고 태어나지만,

성장하고, 배워가면서 갈수록 손에 쥐어지는 것들이 많아진다.

게다가 눈으로 바라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맛보고, 손으로 만지고, 발로 다니면서

욕망한다.

욕망이 채워지면, 더 큰 욕망으로 나아가며

손에 쥐어지는 것들은 더욱 크고 화려한 것들이 되어지길 소원한다.

하지만 인간은 모든 것을 놓아두고 흙으로 돌아간다.

인생의 전성기가 지나고,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고, 목소리는 힘이 없고, 등은 굽고,

신체는 전체적으로 노쇠한다.

결국 손에 쥐었던 것을 놓아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필요하다.

젊은시절에 마저도 놓아야하는 순간은 수없이도 다가온다.

그 때마다 필요한 지혜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해 이해하고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비울 때, 우리들의 마음은 여유와 평화로 채워진다.

어쩌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구원에 이르는 길도 비움의 연습을 통해 

채워지는 경험을 수없이 하는 것이 아닐까

'나'를 버리고 성령으로 채워지는 경험.

비워야 비로소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