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모든 것은 예언 되어 있었다. 활, 거위, 용, 검이 검은 악당들을 물리치리라. 검은 여왕의 입장에서야 자신의 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자신을 위협하는 요정들이 있다는 것이 몹시 기분 나쁜 일이겠지만 우리들은 무척 흥분된다. 오래전부터 있어 온 선과 악의 대립, 선이 악을 이기는 것은 판타지나 마법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 검은 여왕은 이 예언을 알았다해도 주의 깊게 듣지 않았을 것이다. 붉은 박쥐들과 늑대들, 그리고 무서운 심장 없는 기사들이 검은 여왕의 손과 발이 되어 싸울테니까. 그런데 이 심장 없는 기사는 어째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에 나왔던 것들과 느낌이 비슷하다.  

옴브로소가 숲의 왕국으로 가는 문을 열게 된 것은 모든 것이 운명에 의해 예언된 것이지만 쉽게 해결 되어 도입부분의 지루함을 없애 버린다. 바로 검은 여왕이 지배하는 숲의 왕국으로 들어서게 된 옴브로소, 그가 숲의 왕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자 별들의 왕국으로 붉은 박쥐들이 날아 들어오게 된다. 이 붉은 박쥐들로 인해 별들의 왕국이 위험에 빠지고 옴브로소와 레굴루스가 숲의 왕국을 구하지 못한다면 돌아갈 곳마저 사라지게 될 위기에 놓인다. 이제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자신의 운명을 알고도 도망치지 않고 모험을 떠나는 옴브로소가(사실 이름을 발음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2권까지 읽은 지금은 자연스럽게 발음되긴 하지만) 과연 숲의 왕국을 구할 수 있을까. 숲의 왕국을 이끌게 될 로비니아를 만난 옴브로소는 본격적으로 이들과 함께 검은 여왕에게 대항하기 시작한다. 검은 여왕의 편에 있는 심장 없는 기사들과의 싸움이 힘겹긴 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

<환상 왕국 연대기>의 첫 번째에 해당하는 책이라 이 책의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되는 ’검은 여왕’을 직접 만날 수 없는 것이 무척 아쉬운데 옴브로소가 숲의 왕국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라 그런가, 정작 중요한 것들은 보지 못하고 외곽으로만 맴돌다 끝나 버린 것 같다. 두 번째 책에서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일까. 

옴브로소, 로비니아, 스피카, 레굴루스, 이 아이들이 모험의 끝에 이르렀을 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