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말부터 짐을 싸기 시작하고, 배편으로 짐을 부치고, 3월 5일 드디어 인도네시아에 입성했다.

해외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상자를 무지하게 많이 접한 딸내미, 물론 그 전에도 인터넷 쇼핑으로 '택배'를 많이 접해서 상자가 익숙하긴 했지만, 요근래처럼 이렇게 상자가 온 집에 널려 있었던 적은 없었다.

어쨌거나 한국에서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이 책, 인도네시아에 오더니 갑자기 어느 날 표지가 상자 색깔인 이 책을 집어들더니 읽어달란다.

보통 새로운 책은 끝까지 보지 않았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보더니, "또! 또!"를 외친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책을 보더니만, 급기야는 어젯밤에는 자다 말고 애가 고개를 좌우로 열심히 흔들길래 깼나 했더니 "아니야!"를 외치고는 다시 자는 걸로 봐서는 꿈속에서까지 이 책을 보고 있었나보다.

어쨌거나 요 근래 하루에도 몇번씩 보는 이 책, "이건 상자가 아니야", 상자를 가지고 놀기 좋아하는 모든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