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토마스와 스티브 제임스가 쓴 "아들을 공부하라"의 원제목은 'wild things'다. 에너지 레벨이 여자 아이들처럼 낮은 몇몇 예외적인 아들이 아닌 이상, 아들을 키우는 것은 제목처럼 터프한 일이다. 문제는 그 터프한 아들을 키우는 교육환경은 딸을 키우는 것과 구별해 배려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나라가 그렇다. 저자에 따르면 아인슈타인, 에디슨, 간디와 같은 뛰어난 재능을 가진 많은 위인들이 교육 제도와 충돌하고 마찰을 빚었다. 이런 마찰을 해소하는 방법은 쉽지 않다. 우선, 아들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 나를 내버려 두라고 말하지만 실은 자신을 챙겨주기 바란다. 그리고 자신들이 무엇을 진짜 원하는지 모른다. 관심을 주면 혼자 살아가겠다고 주장하고, 방관하면 내가 사랑받고 있는지 의심한다. 이러니 남자 아이가 가진 본질적인 속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아들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

아들은 딸에 비해서 언어 능력이 떨어진다. 아들은 한 자리에 앉아서 뭔가를 잘 배우지 못한다. 돌아다녀야 한다. 맘대로 만지고 느끼고 탐색하고 배우는 유치원에서는 뛰어나던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움츠러들고 잠재력이 잠재력이 사장되는 경우는 그 때문이다. 아들은 자신의 경험한 것만 믿는 존재라 고집이 세고 융통성이 없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은 힘도 들고 돈도 든다. 따라서 아들에게 가장 중요한, 스스로 실패하고 동기 부여를 하는 법을 익히게 하는 일은 너무 힘들고 어렵다.  남성이란 속성을 이해하는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아빠가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에 의하면 방황기의 아들은 아빠를 멀리한다. 삼촌이나 할아버지 혹은 아빠의 친구처럼 믿을만한 사람들이 아들의 멘토가 되어주면 좋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하지만 남성들간의 유대감을 어떤 식으로든 경험하지 않으면 안된다. 남자 아이들을 사로 잡는 '분노'란 감정은 사내간의 유대감이란 정서 없이는 해소되지 않는다.

"나는 셜록 홈즈처럼 살고 싶다"에서 표창원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적나라하게 묘사해놓았다. 장난기와 모험심을 가진 아이가 벌이는 사건 사고에는 때론 피가 튄다. 읽는 것만으로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데, 내 어린 시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 아이가 자신의 힘으로 갈등을 돌파하고, 스스로 책상에 앉아 책을 잡기도 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도 한다. 무엇이 그걸 가능하게 했는지 생각해보면 맥락이 뜬금없기 때문에 이건 기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아마도 표창원의 책을 읽는 여자들은 남자란 존재로 산다는 것도 이 정도로 복잡하고 힘든 것인가 혀를 찰지도 모른다. 아들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서 겨우 20대에 도달한다. 그리고 20대와 30대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극복하지 못해 분열한다. 그리고 30대 부터 인생이란 자동차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한다. 그 질주가 어떤 쾌감을 줄지는 철저히 10대와 20대의 삶에 달렸다. 아들 키우기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