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지하철을 타고 가다 시각 장애인과 안내견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에 살던 동네에 매일 출근을 하는지 비슷한 시간에 횡단보도를 건너고, 버스를 타는 시각 장애인도 있었습니다. 도와준다고 몇 번 초록불이 켜졌다고 알려준 적이 있습니다. 얼마나 불편할까? 앞이 안 보인다는 건, 물론 다른 장애도 그렇지만, 너무 불편할거야.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 학교 시각 장애인 선생님을 보는 건, 이번이 세번 째입니다. 두 번은 TV를 통해서, 그리고 한번은 책을 통해서입니다. 한 분은 남자 선생님이였고, 영어 선생님이였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TV 인생극장을 통해 일반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 된 여자 선생님의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리고 경민쌤은 영어 선생님이네요.

 

TV를 통해 본 남자 선생님은 일반 중학교에 부임하였습니다. 처음이라 그랬을까?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은 많이 어색하고 불안해 보였습니다. '과연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까?' 먼저 의심 가득한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앞이 안 보이는 선생님이 과연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을까? 그건 내가 학부모이고, 아직 편견의 틀 속에 갇힌 시선으로 보았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경민이의 아주 특별한 친구>는 이런 편견에 사로잡힌 나를 참으로 작고 부끄럽게 만드는 책이였습니다. 경민쌤이 어떻게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는지, 앞을 보게 될 수 없게 되면서 점자를 배우게 되고, 안내견 미담이를 만나고, 대학교를 다니게 되고, 교사 임용 시험에 합격해 선생님이 되기까지 과정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동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장애란 사람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같습니다. 소극적이고 자꾸만 숨어들려는 경민쌤에게 미담이는 정말 특별한 친구입니다. 경민쌤은 미담이덕에 성격도 명랑해졌고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미담이를 통해 모든 사람과 자신은 '끈'으로 이어진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장애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할 수 없는 게 많을거라는. 하지만 경민쌤의 이야기는 이런 편견을 깨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도 이 책을 읽고는 눈도 보이지 않는데...정말 대단한 선생님이라고 말합니다. 자기는 앞이 안 보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대학교도 가고, 보통 사람도 어렵다는 교사 임용 시험에 한 번에 붙고, 일반 학교 영어 선생님이 되셨다니. 아이도 편견의 벽을 깨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네요. 그리고 여기 소개된 내용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되었습니다. 경민쌤의 제자가 된 아이들은 참 좋겠습니다. 경민쌤, 앞으로도 화이팅하세요. 미담이도 건강하게 선생님이랑 오래 오래 좋은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