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이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심부름을 하면 항상 거스름돈을 받아올 수 있게 줘야했다. 자기가 얼마 내고, 얼마를 받았는지 계산하는 재미에 늘 심부름을 했다. 어린이집을 다닐 때면 차량 번호판으로 덧셈, 뺄셈하는 걸 좋아했다. 좀 커서도 수학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면 아이는 금방 어떻게 하는 건지 파악해, 솔직히 손이 별로 가질 않았다. 그렇게 큰 아이를 수월하게 해서인지, 작은 아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작은 아이는 그만 못했다. 단순 계산식은 그래도 몇 번의 연습끝에 문제를 풀어냈지만, 서술형으로 풀어 나오는 문제는 이해를 잘 하질 못했다. 그러다 보니 싫은 소리도 했다. 남들이 자기 자식은 다 못 가르친다고 해도, 난 잘 되던데 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그래도 학원에서 가르쳐주는 것은 떠먹여주는 것이요, 직접 풀어야 내 것이 된다는 소신은 있어 아직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몰지는 않고 있다.

 

작은 아이가 전에 학원에 보내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친구들이 다 학원으로 가서 자기는 놀 친구가 없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이고, 자기가 수학이 좀 약하니 이왕이면 수학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또 한가지였다. 공부는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해주며 보내지 않았지만, 내가 아이 수학을 봐 줄 실력도 안 되고, 아이도 자꾸 수학이 어렵다고 하고, 요새는 솔직히 이런 소신이 조금 흔들리기도 한다.

 

아이가 6학년이니 솔직히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보게 되었다. 이 책을 보고는 왜 진작 이런 책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나처럼 아이를 직접 가르쳐 보려는 엄마들에게 엄마표 수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좋은 지침서이다.

 

3개의 챕터로 나눠 챕터1에서는 교실 안과 밖, 수학 교육의 진실이라고 해서 수학 전반에 대한 조언이다. 왜 문제집을 많이 푸는데도 아이의 실력이 오르지 않는지? 우리가 선택해서 풀게 하는 단순 반복식 학습지에 대한 진실등, 수학 전반에 대해 말했다면 챕터 2에서는 사례별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어 내 경우를 빗대 볼 수 있다. 엄마들이 아이의 수학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세세히 나눠 설명하니 좀 더 구체적으로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내 아이의 경우엔 여러가지가 해당하지만, 왜 계산에서 자꾸 실수를 하는지?, 수학적 사고력을 어떻게 기를 것인지?, 서술형 평가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등에 특히 관심이 갔다. 사례 16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엄마들의 고민을 여기에서 함께 나눠본다. 챕터 3에서는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초등 수학 영역별 핵심 코너이다. 수와 연산, 기하, 측정, 문제해결등.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방법을 알았더라면 아이한테 그렇게 잔소리하지 않고 좀 찬찬히 설명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 책을 보며 엄마들의 마음을 잘 아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난 솔직히 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마음가짐을 달리 먹게 되었다. 아직 손을 쓸 수 없을만큼 늦지 않았으니 아이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 수학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엄마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방법을 몰라서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그런 엄마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