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자마자 다 읽어 버렸지만 지금이야 책의 느낌을 쓰려하니 내용이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나서 바로 느낀 점을 써야 하는 것인데 그동안 게을렀던 내 생활이 후회될 뿐이다.

어쨌거나 다시 한번 읽게 되는 좋은 점도 있으니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닌 거라 스스로 자위한다.

한창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심리 상태를 무척이나 잘 표현했다.

외모가 중요하지 않고 속마음이 중요하다는 어른들의 식상한 말들을 청소년 때의 아이들이 그 나이에서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당장에 멋진 모습을 선호하고 유행을 따르는 청소년 아이들이기에 이 책 주인공인 아이들의 마음들이 더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열네 살에 접어든 중학생인 소녀 장 하리는 우연히 교회 화장실에서 누가 놓고 간 cd를 주워들면서 예주의 손아귀에서 놀게 되지만 점차 자기의 주관이 뚜렷한 아이로 변모한다.

처음에야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지만 조금씩 자신에 대해 용감해진다.  자신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멋진 소녀로 변화 되는 과정에서 하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도벽이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그리도 싫어하던 모습을 닮게 되었을 때 자신을 바라보는 느낌이 어떨까?

하리같이 그 유전을 벗어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러하지 못하는 현실의 아이들이 더 많을 거라 생각된다.

좋은 환경에서도 항상 바쁘고 각자 생활하는 부모에게서 소외감을 느끼는 예주도 불쌍하다.

부모의 무관심에 대한 울화를 다른 나쁜 짓으로 표출 하는 예주도 이제는 그 그늘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자신이 좋아하던 성민이의 비겁하리 남자답지 못한 이중적인 모습에 바른 말 하는 것이나  담임선생님의 불공편한 처사에 이제는 제대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하리의 모습이 너무나 멋지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이토록 차별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도 사실 그다지 신빙성이 없는 것 같다.

동대문에 옷을 사러 간 하리는 돈을 잘못 건네 준 옷가게 언니에게 돈을 제대로 돌려주러 가면서 자신의 마음 속 문제를 해결한다.

하리의 열네 살 비밀들이 살면서는 정말 하잘 것 없는 비밀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지 않은 비밀이야 별로 나쁠 것이 없을 것 같다.

하리의 앞으로의 계속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