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환타지영화다. 장르영화의 특성상 환타지영화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장르적 특성을 얼마나 제대로 표현했느냐와 그 특성을 얼마나 새롭게 변형했느냐가 장르영화의 성공을 알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떨까?

나는 환타지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므로 굉장한 기대를 갖고 영화를 봤다.

그 결과는...

새로움이 전혀 없으며, 단지 환타지영화의 서사적 단계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고 또한 그 단계에 별로 인과성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한마디로 잘못 만든 영화다. 단지 볼거리만 치중했으며 주인공 에라곤이 겪는 고난 속에서 어떻게 전설의 드래곤라이더로 성장해가는지에 대하여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에라곤이 훌륭한 드래곤라이더로 성장하게 되는 이유는 겨우 그가 전설의 운명을 타고 난 천재이기 때문일 뿐이다.

넌 대단해. 넌 천재야. 역시 너의 운명이야.

이 영화의 주관람대상은 어린이일 것이라고 본다. 먼저 이야기 구조가 탄탄하지 않은 환타지영화에 성인 관람객은 별로 감정이입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관람대상인 어린이가 이 영화를 찾을것인가? 그 전망 또한 밝지 않다. 볼거리에 충실하고 기본적인 환타지영화의 서사단계를 따르고 있는 이 영화는 이야기의 속도감이 현저히 느리다. 따라서 집중력이 낮은 어린이들이 이 영화를 볼 때, 쉽게 싫증을 내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아쉽다.

그리고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