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누구?

(사진출처: baidu)

 날카로운 눈빛과 덥수룩한 턱수염만 보아도 진정 예술가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중국 미술가이며 건축가이자 독립 큐레이터 그리고 정치활동가로서 건축·미술·사진·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해서 예술의 개념을 확장시켜나가고 있지요. 시인, 고대 중국 공예품 전문가, 출판인, 도시 계획가 등 그  분야를 넓혀 나감에 따라 작품에 나타난 현실도 아주 복잡합니다. 바로 이 점이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독특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아이웨이웨이(艾未未)의 성장배경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1957년 중국의 유명한 시인 '아이칭(艾青)'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지금 아이칭은 가장 위대한 현대 중국 시인 중 한 명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1958년에는 반공주의자로 고발당해 글쓰기가 금지되었고 부인과 함께 신장성 고비사막으로 쫓겨나 강제 노동 명령을 받았습니다. 당시 아이웨이웨이는 겨우 한 살이었고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16년을 신장성에서 보냈지요. 신장성은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외진 곳으로 조건은 극히 열악했고, 교육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웨이웨이가 책을 집으면 아버지는 늘 "음, 내려놓아라, 눈에 좋지 않다."라고 말했답니다. 지식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처벌받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가는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웨이웨에의 아버지는 가족 중 누가 글을 읽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년시절 아이웨이웨에게는 끊임없이 정치적인 환경이 주어졌습니다. 문화 혁명 안에서 자라, 비판을 연습하고 공부했으며 마오 주석과 카를 마르크스, 레닌 등 정치적인 글들은 그에게 일상적인 일이었기 때문이죠.

아이칭(艾青)

(사진출처: baidu)

  훗날 그는 베이징으로 이주했고 아버지의 친구들인, 활동이 금지된 예술가들로부터 드로잉을 배웠습니다. 1970년대 말 베이징의 젊은 예술가 집단에 참여해 보다 많은 개인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를 얻고자했고, 1981년에는 중국을 떠나 뉴욕으로 갑니다. 1993년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어 중국으로 돌아왔고 1996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이때부터 아이웨이웨이는 전통문화와 급변하는 현대 사회와의 긴장과 갈등을 예술작품에 투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순전히 현실적인 이유에서 작업실을 직접 설계한 아이웨이웨이는 단순한 구조와 재료의 독특한 사용으로 널리 갈채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건축가의 길에 들어서 50가지가 넘는 프로젝트를 실현시킵니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스타디움을 설계한 후 현재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 중 한 명이 되었지요. 지금까지도 그는 이 모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예술의 개념을 확장시키고, 전체론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를 새로운 영역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아이웨이웨이의 활동을 분야별로 짚어나가며 알아보도록 하죠! 

3. 아이웨이웨이(艾未未)와 2008 베이징 올림픽

  미술가이자 큐레이터로서 활동하던 아이웨이웨이는 늘 건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의 건축에 대한 생각은 무척 흥미로운데요, 한 인터뷰에서 '건축도 자신의 손을 써서 부피, 크기, 하중을 다루어 자신이 예술과 인간 조건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보여주는 활동이다.'라 고 정의 내려, 인간의 본질적인 행위로서 무의식적으로 건축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2003년 그는 건축 사무소 <페이크 디자인 FAKE Design>을 설립했고, 중국 정부가 베이징 올림픽 스타디움의 설계를 국제적으로 공모할 당시, 공모에서 우승하여 경기장 설계의 미술 컨설턴트를 맡았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냐오차오(鳥巢)'

  처음 아이웨이웨이는 올림픽이 중국의 개혁을 자극하여,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이 정말 나머지 세계와 같은 대화를 하고 같은 가치 체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설계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이 자신이 처음 상상했던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후 계속 올림픽에 반대하는 견해를 표명합니다. 올림픽 당시 베이징 시민들의 활동은 극심한 제약을 받게 되었고, 올림픽 기간 중 중국은 경찰국가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베이징 시내에 있는 아이웨이웨이 어머니의 집은 모두 개조되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 집에 가보니 벽에 전부 콘크리트를 발라 놓았고, 그 집 뿐 아니라 베이징 전체의 거죽이 달라져버린 것을 발견합니다. 하룻밤 사이 옛 도시가 사라져버렸지요. 반항의 표현으로써, 아이웨이웨이는 중국 정부가 집에 새로 달아놓은 문 한 쪽은 없애고 한 쪽은 남겨놓은 채 마치 작품처럼 남겨두었습니다.

4. 또 하나의 전시회, 아이웨이웨이(艾未未)의 블로그

  2006년 아이웨이웨이는 또 하나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습니다. 바로 인터넷 블로그를 시작한 것입니다. 대형 인터넷 회사인 시나닷컴(sina.com)은 방송인, 개발업자, 출판인 등등 많은 문화계 인사들에게 블로깅을 시작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유년시절 어떤 형태로든 표현의 자유를 누릴 기회가 없었던 아이웨이웨이는 곧 블로그에 매료되어 하루에 무려 12개의 포스팅을 올리기도 하지요. 그의 블로그는 날마다 무언가를 기록하는 공책이 되었고, 이곳에 수천 장의 사진을 올려 1970년대에 매일 드로잉을 했던 것처럼 예술가로서의 삶과 개인적인 일상을 기록했습니다. 아이웨이웨이는 '블로그는 1분마다 전시회를 열 수 있는 놀라운 공간'이라며 인터넷 기술이 자신의 삶에 일으킨 변화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답니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이웨이웨이는 인간의 조건과 사회 문제, 때로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견해도 서슴없이 표출하곤 했습니다. 블로그의 하루 방문자수가 10만 명인 것으로 보아, 중국 내에서나 국제적으로나 아이웨이웨이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임에는 틀림없지요. 그러나 2008년, 아이웨이웨이가 쓰촨성 대지진으로 사망한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지원하면서 이 조사 작업을 기록한 수많은 글들을 블로그에 올렸고, 그로 인해 중국 정부의 미움을 샀습니다. 결국, 2009년 5월 중국 정부는 그의 블로그를 폐쇄했습니다.

5. 아이웨이웨이(艾未未)의 주요 작품

1) 동화 (Fairytale)

  2007년 독일 카셀에서 열린 제 12회 도큐멘타 전에서 1,001명의 중국인, 1,001개의 의자, 지름 278cm의 목조 원형물 수십 개 등을 소재로 한 ⌈동화 Fairytale⌋라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아이웨이웨이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 모집한 중국 전역에 사는 1,001명을 독일의 소도시 카셀로 데려갔습니다. 아이웨이웨이는 오래된 방직 공장에서 그들의 옷과 여행 가방, 임시로 머물 숙소까지 디자인하고 설계했지요. 전시회가 열린 3개월 동안 이들이 도시 전역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게 했습니다. 여기서 주된 디자인의 대상은 옷이나 여행 가방이 아니라 바로 참가자들의 경험, 나아가서는 그들의 마음과 태도였기 때문입니다.
  국제적인 독일 카셀 도큐멘타를 관람하기 위해 드는 경비를 보니, 아이웨이웨이는 막상 가난한 계층의 중국 시민들은 꿈도 못 꿀 일이라는 데 회의가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 1,001명의 사람들을 모집해 독일 카셀로 초대하는, 말 그대로 동화 같은 프로젝트를 기획했지요.

⌈동화 Fairytale⌋(독일 카셀, 2007) (사진출처: baidu)

2) Snake Ceiling

⌈Snake Ceiling⌋(2009)  

 2008년 쓰촨성 대지진이 발생하여 사망한 초·중·고 학생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그들의 책가방을 사이즈 별로 제작하여 뱀 형상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아이웨이웨이는 마치 두부가 뭉개지듯 학교 건물들이 붕괴되면서 드러난 쓰촨성 학교 부패 사건을 파헤쳤고, 부실 시공 학교들과 사망자 리스트를 조사하여 블로그에 올리면서 중국 정부의 눈엣가시가 되었습니다.

3) Remembering 기억하기

⌈Remembering 기억하기⌋(2009)

  이 작품은 9,000명의 아이들의 배낭으로 만들었고, 그것을 모두 모으면 중국 글자로 <그 여자아이는 7년 동안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았다>라는 문장이 됩니다. 2008년 쓰쵠성 대지진 때 자식을 잃은 어머니가 한 말을 인용한 것입니다.

4) 해바라기 씨 (Sunflower seeds)  

⌈해바라기 씨 Sunflower seeds⌋(2011)
  

 이 작품은 1억 개의 도자기 해바라기 씨입니다. 마오쩌둥의 유명한 은유, 해바라기가 태양을 바라보듯 모든 중국 인민이 자신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희화화한 것입니다. 1600명의 중국 장인들과 노동자들이 2년 동안 구워 만든,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채색한 자기로, 테이트 모던 갤러리의 1천 제곱미터 홀에 펼쳐졌습니다. 아이웨이웨이는는 방문객들이 작품 위를 걸어 다니고, 그 위를 구르면서 자신이 말한 대량 소비와 중국 산업, 기근, 공동 작업에 관한 것을 스스로 경험하고 그것의 본질에 관해 깊이 생각하기를 바랐지요. 하지만, 영국 보건부에서 도자기 가루의 성분이 폐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이유로 만지는 것은 전면 금지했습니다. 2011년 2월 이 해바라기 씨들 중 100킬로그램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59,394달러에 팔렸다고 합니다.

6. 다큐멘터리 영화,

'아이웨이웨이는 미안해 하지 않는다( Ai Weiwei: Never Sorry, 2011)'

(영화 포스터)

  아이웨이웨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미국 다큐멘터리 작가 앨리슨 클레이맨이 제작한 영화 <아이웨이웨이는 미안해 하지 않는다 Ai Weiwei: Never Sorry, 2011>를 감상하는 것! 국내에서는 제 4회 DMZ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바 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중국의 예술가로, 거침없이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엄격한 검열과 묵묵부답의 법률 체계에 맞서, 예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그의 블로그를 폐쇄하고, 스튜디오를 불도저로 밀어버리는가 하면, 구타에 감금까지 서슴지 않는다. (네이버 영화소개)

  90분 분량인 이 작품은 아이웨이웨이가 거리 예술가에서 반체제 인사로 변신하는 과정을 담았는데요, 클레이맨은 '유명인이 아닌 현실 속의 인간 아이웨이웨이의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중국의 실상도 함께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요.

7.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른 '아이웨이웨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얼마 전,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순위에 오른 아이웨이웨이의 '차오니마(草泥馬) 스타일'을 보셨나요? 차오니마(草泥馬)는 고비사막에 사는 말의 일종인데요, 중국 욕설과 발음이 비슷하여 욕의 대체어로 쓰인다고 합니다. 우리말로 치면 '이런 신발...십장생, 개나리'뭐 이 정도가 될까요? 뿐만 아니라 차오니마(草泥馬)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피해가는 언어, 나아가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를 비판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차오니마(草泥馬) 스타일'의 한 장면 (사진출처:news1)

 '차오니마(草泥馬) 스타일'에서 아이웨이웨이는 표현의 자유가 없는 중국을 비꼬고 있습니다. CNN 웹사이트에 그가 올린 기고문에는 "중국에서 자신은 끊임없이 감시받고 있고 별 다른 해가 되지 않는 행동조차 검열된다."라고 언급하며 중국 주요사이트에서 자신의 동영상을 끊임없이 삭제하는 중국 정부의 검열행위를 비판하고 있지요.  이 동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아이웨이웨이가 수갑을 들고 흔들며 싸이의 말춤을 추는 장면인데요, 2011년 중국 정부가 아이웨이웨이에게 탈세 혐의를 씌워 가택 연금했던 것을 비꼬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출국금지조치를 당한 아이웨이웨이는 광주비엔날레 공동감독으로 임명되었지만 한국에 방문하지 못했지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대중음악의 힘을 활용해 대중적인 방식으로 아이웨이웨이에 대한지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세계적인 영국 현대미술가 아니시 카푸어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을 촬영한다고 합니다. 

<아니시 카푸어>

 카푸어 버전의 강남스타일에는 배우, 무용가, 음악가뿐만 아니라 미술가들도 참여한다는데요, 단순한 패러디가 아닌,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목소리가 담긴 의미 있는 영상이 될 것 같습니다!

(차오니마스타일 내용 소개는 인터넷 신문 서울경제와 news1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