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빈곤계층에 속한 농민공은 어떤 집단일까요?  영원한 도시의 이방인, 농민공은 이촌향도현상으로 인하여 농민 호적을 갖고 근로자로 취업해서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습니다. 중국사회의 특수한 계층으로 농민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호적상으로는 농민의 신분이지만 실제로는 도시에서 노동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농민의 신분을 가진 농촌출신 노동자인 농민공은 중국 국내 유동인구의 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외래공이라고도 불립니다. 농민공들이 도시로 이동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도시에서 시장 경제, 민간 경제가 출현하여 노동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대도시의 농민공 증가를 제한하려 앞서 말한 호구제를 도입했지만, 민간경제 영역에서 경제적 합리성에 의해 이들을 고용하기 때문에 농민공의 숫자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럼 농민공들은 왜 궁핍한 생활을 겪으면서까지 도시로의 진출을 선택하는 걸까요?  두 가지 이유로 나눠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지역 간의 소득 격차가 확대되자 농민은 정부의 이농금지정책에도 불구하고 도시로의 이주라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농민들은 선택과정에서 정부정책보다 개인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도시에서의 시장과 민간경제의 발전으로 농민들은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취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내세운 호구제에는 큰 한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두 가지 변화는 국가의 직접적 통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회세력의 출현과 새로운 사회 형성을 가져왔습니다. 이런 농민공은 도시에서 노동에 종사하는 비도시 호구뿐만 아니라 향진기업에 종사하는 농민노동자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농민공의 수는 2003년 1.1억명, 2004년 1.2억명, 2009년 2.3억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농민공 75%의 월평균 소득은 700위안 이하, 농민공 50%의 월평균 소득은 400위안 이하라고 합니다.

2. 농민공들의 생활    농민공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왜 농민공이 중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기에 그늘 속에 움츠리고 있다고 표현하는 걸까요? 앞선 설명들은 농민공 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기엔 자료가 부족할 것 같아, 농민공의 생활을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한 편과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다큐멘터리 '중국의 빛과 그림자 - 제1부 고도성장의 그늘'   먼저 소개할 이 다큐멘터리는, 이번 기사 인사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지난 8월 24일 mbc에서 한중수교 20주년 특집으로 방영한  '중국의 빛과 그림자 - 제1부 고도성장의 그늘' 다큐멘터리입니다. 1부에서는 중국의 빛과 그림자 중 그림자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뤘습니다. 그 중 제가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부분은 '도시의 이방인, 농민공'입니다.     (사진 출처 mbc)    북경 외곽 마을에 살고 있는 한 부부는 5년 전 고향에 아이들을 두고, 일자리를 찾아 북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학력도 기술도 마땅한 없는 이 두 부부는 공사장에서 막노동과 주방보조로 끼니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쉴 새 없이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렇게 고된 노동을 해서 버는 돈은 얼마나 될까요? 물가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서, 적어도 합계 월 70만원쯤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그들이 버는 돈은 한국 돈으로 40만원 안팎 정도입니다. 그 정도의 돈이면 아끼고 아껴서 한 달을 보낼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부양해야 할 식구들이 있습니다. 턱 없이 부족한 돈이죠. 이들 부부는 돈이 없어 가지 못했던 고향을 3년 만에 방문했습니다. 병든 부모와 어린 아이들,그들이 고된 노동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살기 때문입니다. 잠깐의 방문을 끝으로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할 때, 엄마와 떨어져서 살고 있는 이 아이들은 울며불며 엄마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이렇게 돈을 벌기 위해 아이와 부모를 농촌에 남겨두고 도시로 떠나 일을 하는 농민공들을 중국사회에서 너무나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닌 농민공. 이들의 수는 앞서 말했듯 정부의 제지 속에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제도적 차별과 불확실한 미래 뿐입니다.

2) 영화 '북경 자전거(十七歲的單車: Beijing Bicycle)'  다음으로 소개할 영화는, 2001년 제작된 북경 자전거(十七歲的單車: Beijing Bicycle)로 17세 농촌 소년의 북경 생활을 통해서 농민공의 아픔을 보여줍니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sm20sz4/40156640156)    이번 기사 작성으로, 농민공에 관한 영화를 검색하다 알게 된 작품인데요. 실로 여러 영화제에서 많은 수상을 한 우수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한글 자막이 있는 영상 파일이 없어 중국어(간체자) 자막으로 보게 되었는데, 전체적으로 쓰이는 단어의 난이도가 높지 않고 내용 또한 복잡하지 않아서 가볍고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겠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17세 소년 구웨이는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북경으로 와 소포 배달원으로 일을 합니다. 구웨이는 배달 일을 하기 위해 회사로부터 600위안짜리 은색 자전거를 받게 됩니다. 순수한 구웨이는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성실히 일을 합니다. 하지만 그 자전거는 도둑을 맞습니다. 자신의 꿈과 희망을 모두 싣었던 순수하고 성실한 소년은 노력 끝에 자전거를 훔쳐간 범인을 찾게 됩니다. 자전거를 훔쳐간 범인은 구웨이의 또래로 보이는 한 소년으로 북경 도시 뒷골목에 사는 그 소년은 가난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좌절하며 사는 지안입니다.  영화에서는 두 소년이 한 자전거를 사이에 두고 뺏고 빼앗기는 과정을 반복하여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사춘기 소년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일까요? 구웨이와 지안은 농민공과 도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중 구웨이는 가진 게 하나 없는, 고된 육체노동으로 얻게 된 자전거가 전부인 지독히 슬픈 농민공입니다. 자전거를 잃는 다는 것은 일터, 끼니, 일 모두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자전거라는 수단은 즉 그의 희망과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웨이는 악착같이 자전거를 찾기 위해 뛰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구웨이의 모습을 지안과 지안의 친구들은 쓸데없는데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하고 우습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안은 가진 거라곤 자전거뿐인 구웨이의 전부를 빼앗으려 합니다. 이 모습은 어쩌면 도시민들과 농민공의 대립을 그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웨이는 자전거를 도둑맞은 피해자인데 도리어 가해자로 몰려 폭행까지 당하는 억울함을 어디에 풀어야했던 걸까요?    다큐멘터리와 영화에서 비춰진 농민공들의 삶이 농민공의 실제 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나요? 이번에는 이런 농민공들의 고된 삶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한 기사의 제목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 기사의 제목은 '농민공의 피를 먹고 사는 12억명' 입니다. 앞서 말했듯, 농민공은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들에 대한 혜택과 정책은 존재하는 것일까요?

3. 문제점 그리고 제시된 해결방안    도시 호구가 없어 도시민들에 비해 대접이 형편없는 농민공들. 하지만 그들은 왜 계속 도시에서 노동을 하는 것일까요?  그들은 불평등한 대접을 받더라도 차라리 도시에서 일하는 것이 농촌의 농민으로 머무는 것보다 수입면, 자녀 교육면에서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평균 임금은 농민이라는 호적상의 제약 때문에 같은 일을 하고도 도시 노동자 임금의 3분의 1 내지 절반 수준을 받는다고 합니다. 도시민들 눈에 비친 그들은 그저 밑바닥 인생일뿐, 그들과 동등한 사람이 아닙니다. 중국 상품이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이면에는 농민공의 큰 희생이 따랐습니다. 그러나 저임금 노동과 저급한 노동환경, 도시민에 비해 자녀 교육비가 비싼 환경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1) 농민공에 대한 도시민들의 시각  무식, 낙후, 지저분함이 농민공에 대한 인상이다. 쓰레기 수거, 거리청소, 도로보수, 주택건설 등이 우리의 일이다. 시민의 눈에 우리는 처음에는 구걸하는 사람에서 이제는 밥그릇을 뺏는 사람으로 비춰진다. 도시와 농촌의 구별은 도농귀천의 등급 구분으로 되어있다. 도시와 농촌은 단지 서로 다른 두 지역 개념에 불과하다. 어떤 것이 귀하고 어떤 것이 천한가? 우리가 더러운가? 이것은 우리가 종사하는 직업 때문이다. 우리가 무질서한가? 이것은 도시발전 과정의 새로운 문제이다. 우리가 낙후되었는가? 우리는 농촌과 도시를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많은 이들이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가 시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길 바란다.   위의 글은 <南方周末> 2000년 3월 17일자 '我是民工', 농민공의 입장을 대변하는 농민공의 글입니다다. 이 글을 통해 농민공에 대한 도시민들의 시각을 옅볼 수 있습니다.  도시민들은 실제적으로 농민공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중국의 북경, 상해와 같은 대도시에서 외지 농민공에 대한 시민들의 배타적 태도는 서구사회의 이민자에 대한 편견 이상으로 심한 편입니다. 도시 호구와 단위에 의해 시민들은 농민공과 구별된다는 특권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이렇게 형성된 특권의식은 시민 이외의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낳았습니다. 시민의 농공민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편견에는 '문화적 동질성'을 유지하려는 성향과 '이익갈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첫째, 시민은 도시문화의 동질성을 유지하는 반면, 농촌문화를 지닌 농민공은 도시에서 거주해도 도시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시민은 도시문화와 이질적인 농촌문화를 지닌 농민공에 대해 배타적이 됩니다. 농민공은 옷차림이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며, 생활습관이 농민과 다를 바 없다. 농민공은 표준어가 서툴고, 사투리 억양이 강하여 쉽게 구별된다. 농민공은 도시호구가 없어 신분 확인이 어렵고 고정된 거주지 없이 떠돌아다니고 이직률이 높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 등을 통해 일반적으로 3D 업종에 종사하는 농민공들을 무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시민은 시민의 특권을 보호하려 합니다. 시민은 특권을 향유하는 사람 수를 제한해야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농민공의 시민화를 통한 시민의 증가는 곧 기득권의 침해라고 간주합니다. 특히 농민공과 도시빈민층 간에는 이익갈등이 심합니다. 도시빈민층들은 농민공을 장기적인 직업적 경쟁자로 간주하고, 밥그릇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합니다.

2) 농민공의 아이들..  "북경 아이들은 나를 다른 시선으로 보았고, 나와 놀려고 하지 않아서 나는 학굥서 외톨이였고, 방과후에는 농촌에서 온 아이들과 놀았다. 내가 생일에 초대해도 북경 아이들은 아무도 오지 않았다. 나는 성적이 상위권이었는데, 그들은 농촌 아이가 성적이 좋은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나는 나를 무시하는 북경공립학교에 다니기 싫고, 고립감도 견디기 어려워 부모에게 이전 민공학교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  "구운 빵을 배달하고 다시 굽는 쉼 없는 동작을 되풀이하는 아빠의 모습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빠, 엄마가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일할 때 나는 '너무 고생한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왠지 그 말을 입밖에 낼 수 없다. 오늘도 나는 그 말을 내 가슴속에 묻어둔다. 아빠, 엄마가 하루에 하는 일은 너무 많고 힘들다. 내가 크면 반드시 성공하여 나를 길러준 은혜에 보답할 것이다."  농민공 자녀들 역시 도시민 자녀들의 따가운 시선에 불쾌함을 느낍니다. 농민공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은 교육을 통해 하층 계층을 벗어나길 바랍니다. 학교 교육은 그들에게 가난을 탈피하기 위한 마지막 출구이자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사회에서 농민공 가정의 미래의 꿈을 교육을 통해 실현하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높습니다. 2000년 기준, 대학 학비는 점점 인상되고, 1년에 3천위안 이상의 돈이 지불해야 하는데 농민공들에게 3천위안은 어마어마한 금액이기 때문입니다.

3) 그렇다면 정부에선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을까요?  중국 정부는 도시에서 증가하는 농민공의 늘어나는 수를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증명서 발급제도 정책을 실시하고 있으나 실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장이 도입된 후 정부정책보다 시장의 논리가 더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농민공 정책과 관련된 행위자들은 정부의 정책에 순응하기보다 각자 개인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정책은 농민공과 그들을 고용하는 민영기업가들이 정부정책을 실행하는데 소극적이기 때문에 실효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런 각 행위자 간의 이익갈등을 최종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몫입니다. 중앙 및 유입지 지방정부는 농민공을 정기적으로 강제 귀향시킴으로써 농민공의 증가를 억제하려 하지만 농민공은 도시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가의 농민공 관리정책은 사실상 시장에 의해 무력화되고 있습니다.  사회의 최하층에서 생활하고 있는 농민공들은 이러한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해 반사회적이 되기 쉽고 불안정한 요소가 되기 쉽습니다. 공식적 통제 없이 생활하고 있는 농민공들은 비밀조직 성장의 토양이라고 합니다. 만일 이들이 사회에 반감을 품고 조직을 결성하게 된다면, 고정 수입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 모두가 합심하게 된다면 결과는 예측 불허일 것입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어느 덧 중국 시장은 국가의 통제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사회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강경 정책보다는 유화 정책을 통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각종 권익보호조치를 강화하였고, 1994년 농촌 이출 인구의 취업문제를 국가 노동력 관리체계 안에 포함시켰으며, 1997년 외래인구의 사회보장 수입지 사회보장체계에 합류를 시작하였고, 2000년 호적제도의 개혁, 외출 농민공에게서 받는 비용 삭감, 농민공 채용시 행정허가 절차 취소, 도시 취업가능 업종제한 취소, 2003년 농민공 취직의 불합리한 제한 취소, 농민공 급여보호조치 강화, 노동조건과 사회보장 개선, 직업교육 강화, 자녀교육문제 해결 노력, 농민공 관리 강화등 농민공의 권익보호를 위한 여러 조치들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러 해결책들이 제시되고 여러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미해결 개선되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중국 정부는 보다 고속발전의 주역인 농민공들은을 배려하여야 하고, 사회주의 속의 시장경제를 잘 이뤄나가야 할 것입니다.    참고자료 - 이민자 저, 중국 농민공과 국가-사회 관계            한겨레 신문, 황희경 교수의 ‘농민공’의 피를 먹고 사는 12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