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중국 각 지역의 중추절 관습과 풍습

 
 오래전 중국인들은 중추절에 달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고, 여기에서 달구경과 달놀이가 기원했습니다. 당나라 당시엔 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를 읊으며 달놀이를 즐겼다고 하고, 송나라부터 달놀이를 위주로 한 민속 명절 풍습이 점차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중추절 놀이로는 달구경 외에도 꽃등 놀이가 있는데 요즘에도 곳곳에서 꽃등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특히 토끼모양의 투짜이덩(兔仔灯)은 월궁의 토끼를 연상시켜 추석의 명절 분위기를 더해 줍니다. 오래전 제사 용도로 쓰였던 토끼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인형인 '투얼예(兔儿爷)'를 파는 풍습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투얼예(兔儿爷), 출처: 바이두)

 
투얼예(兔儿爷)의 사진이 정말 귀엽지 않나요? 중국 여행 가시면 하나 구입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4. 각 지역별 중추절 풍경

 
 중국은 땅도 넓고 인구도 많고, 각 지방의 풍속도 다양하기 때문에, 중추절을 보내는 방법 역시 각 지역마다 각양각색입니다. 몇 가지 지역의 중추절 보내는 방식을 소개해 드릴게요.  
 

1) 북경

 많은 지역에서 중추절에 거리에 예쁜 꽃등(화등花灯)을 걸어놓고 중추절을 기념한다고 하는데요, 특히 이번 년도는 중추절을 기념하는 한편 올해로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3주년을 맞는 국경절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수도인 북경 거리 곳곳에 많은 붉은 화등과 화환이 걸려 들뜬 명절 분위기가 형성되었다고 해요.

(거리에 걸린 붉은 화등, 출처: 바이두) 

 수도인 북경 외의 지역을 살펴보면, 우선 푸젠(福建)성에서는 중추절을 보낼 때 여자들이 장수를 비는 의미에서 남포교 (南浦桥) 라는 다리를 지나간다는 풍속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젠닝(建宁)이라는 지역에서는 중추절 밤에 등을 켬으로써 달에게 자식의 길조를 빈다는 풍습이 있다고 하고, 상항현 (上杭县) 에서는 중추절에 사람들이 달에 살고 있는 신선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가정에 좋은 기운과 복을 전해주기를 바라면서 달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참 재밌는 관습이죠? 어느 나라에서든 집안에 복을 주는 신선이나 귀신에게 제사를 지낸다거나 기도를 하는 풍습이 있는 것 같네요. 

2) 광동지역

 광동지역의 차오샨이라는 지역에도 달에게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는데 주로 부녀자와 어린 아이들이 주로 제사를 지냅니다. 제사용 전문 탁자를 사용하여 그 위에 과일과 월병 등의 음식을 제수용품으로 삼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데요, 이 지역은 다른 지역과 좀 다르게 중추절에 토란을 먹는 관습이 있다고 해요. 그 이유인 즉 슨, 과거 원나라가 지배했을 당시 한족이 겪었던 고통이 있었기에 원나라 사람들의 머리를 토란으로 동일시하여 (발음상 비슷해서) 그 당시 통치의 고통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풍습이 아직 남아있다고 합니다. 또 8월 중순쯤이 토란을 수확하는 때이기 때문에 조상들께 토란을 사용하여 제사를 지내는 관습이 있다고 해요.

 
(광동지역에서 조상들께 제수용품으로 사용하는 토란 芋头, 출처: 바이두)

3) 홍콩

 중국 대륙외의 홍콩에서는 중추절에 용춤을 추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 용춤은 100년 넘게 내려오는 전통놀이라고 하는데요, 수십 미터나 되는 거대한 용의 몸통에 많은 향을 꽂고 연출된다고 하니 정말 아름답고 웅장하다고 합니다.

5.  달과 관련한 유명한 시 한 수 

소동파의  《水调歌头》 (수조가두)

 중추절과 둥근 보름달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죠. 그래서 달과 관련한 한 유명한 시 한 수를 소개시켜드릴까 합니다. 이 시는 중국 북송 때의 제1의 시인 소동파 (본명은 소식(蘇軾)) 의 유명한 시 수조가두 《水调歌头》 라는 시입니다. 소동파는 송나라 제1의 시인이며, 문장에 있어서도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데요, 그의 대표작들은 시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시는 중추절에 달을 보면서 좋아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며 쓴 시라고 하는 말이 있네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시를 보면서 같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水调歌头 (수조가두)

苏轼 (소식 : 소동파)

明月几时有 밝은 달은 언제부터 있었나

 把酒问青天 술잔을 들고 푸른 하늘에게 묻는다

不知天上宫阙  하늘의 궁전에서는 모를 것이다

今夕是何年   오늘밤이 무슨 해인지

我欲乘风归去 바람을 타고 돌아가려 해도

又恐琼楼玉宇 거대하고 높은 궁궐은

高处不胜寒 너무 추울가 두렵다

起舞弄清影  춤추는 모습이 맑게 보여도

何似在人间 인간세상 만큼 못하리라

转朱阁  붉은 궁궐을 돌아

低绮户  비단 창문을 비춘다

照无眠  잠 못 이루는 사람을

不应有恨  원한을 품을 일도 없지만

何事长向别时圆  어찌 이별할 때면 달이 둥글까

人有悲欢离合  사람에게는 기쁨과 슬픔, 이별과 만남이 있고

月有阴晴圆缺  달은 밝고 어두움, 둥글고 깨질 때가 있는 것처럼

此事古难全  예부터 이런 일들은 완벽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但愿人长久  하지만 사람들이 오랜 동안 함께 할 수 있고

千里共婵娟   모두들 같은 달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