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위생국이 부족한 혈액보유량을 해결하기 위해 '헌혈'을 대학생 평가항목으로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네티즌을 비롯한 중국 내 언론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헌혈이 공익실현에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법률적 의무는 아니며, 강제적으로 헌혈을 학생 평가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은 학생들의 권익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헌혈을 할 수 없는 학생들을 차별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고 해요. 이번에 발표된 정책에는 대학교가 언급되어 있지만 공무원은 언급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이런 안타까운 사연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중국 간쑤(甘肅)성 란저우에 사는 친씨는 죽은 딸을 생각하면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2007년 3월 29일, 당시 28살이던 딸 친잉은 제왕절개로 출산을 했다. 의사가 당장 수혈이 필요하다고 했고, 가족들은 친잉이 이미 여러 차례 헌혈을 했고, 헌혈증도 가지고 있어 어렵지 않게 혈액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심했다. 하지만 병원에는 비축분이 없었다. 병원 직원이 란저우 혈액센터로 가서 혈액을 구해왔을 때 천잉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병원은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친씨는 딸이 여러 차례 헌혈을 하고도 정작 본인이 필요할 때는 피를 구하지 못해 사망한 것을 납득하지 못했다.

 
 그럼 중국의 헌혈인구는 얼마나 될까요? 중국 정부당국은 이러한 혈액공황 상태에 대해 혈액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무상 헌혈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최근 혈액 수요가 연간 10~15% 빠르게 증가한 반면 채혈양은 2~3%만 증가했다며 중국 전체에서 헌혈인구는 고작 0.84%로 선진국의 4.54%, 중진국의 1.01%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TO)에 따르면 헌혈 인구가 전체인구의 4%가 돼야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하니, 중국의 수준이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이 가시나요?

 그럼 중국인들이 헌혈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설문조사 결과 중국인들이 헌혈을 기피하는 이유는 헌혈 후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무상으로 헌혈하고도 수혈을 받을 시 고가에 혈액을 사야 하는 문제, 그리고 헌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걱정, 또 정작 의사와 공무원은 헌혈을 하지 않는다는 점, 정부가 약속한 헌혈 후 혜택을 실제로는 받지 못한다는 것 등으로 다양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로 전체 응답자의 46.5%를 차지했습니다. 과거 농촌지역에서 농민들에게 헌혈을 장려한 적이 있었는데, 채혈 과정이나 혈액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진 탓에 오염된 혈액이 환자들에게 수혈되어 수백 만 명이 에이즈에 감염되는 사태가 발생했었다고 합니다. 현재 중국은 모두 자동 기계를 사용해 채혈하므로 오염 가능성이 많이 낮아졌지만 가짜가 판치는 중국에서 중국인들은 채혈기구도 모조품이 있을 수 있다며 감염에 대해 안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헌혈은 무상인데 수혈은 도리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혈액 1포 당 가격이 1000위안(한화 18만원)에 달하기도 한다니 불만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불만에 대해 위생부 장관은 “위생부 산하 혈액원에서는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며 “혈액 1 포에 200 위안(3만6천원)인데 채혈, 준비 검사, 저장, 운송 등에 대한 비용”이라고 반박했다고 합니다.
혈액 1포에 B형 간염 항원검사 3회, C형 간염 항체검사 2회, 에이즈바이러스 항체검사 2회, 매독 항체검사 2회, 아미노 전이 효소검사 3회, 혈액검사 6회, 헤모글로빈검사 1회 등 19개 항목에 대해 기본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일례로 에이즈검사 2회에 80위안, C형 간염검사 2회에 40위안, 매독 항체 검사 2회에 40위안이 필요하고, 모두 정부당국에서 통일적으로 정한 검사비용이기 때문에 혈액센터에서는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염된 혈액으로 인한 악성사건들이 속출하고 있는데다, 최근 혈액부족 사태로 보통 당일 채혈된 혈액이 환자에게 사용되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검사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가가 정한 가격은 200㎖ 가격이 230위안이지만 혈액원은 따로 저장비 30위안을 받고 있어 실제 환자는 260위안을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헌혈증이 있으면 증서에 표시된 가격에 혈액을 사용할 수 있지만 헌혈증이 없으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도 한다니 정말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