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广州 北京路에 열린 꽃시장의 문>

광저우 = 화성(꽃의 도시)

 "한 겨울에 무슨 꽃 시장??"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요. 하지만 광저우는 중국 화남지방에 있어서, 한 겨울에도 날씨가 영상 10도 정도로 따뜻해서 꽃이 핀답니다. 그래서 이 곳 광저우는 花城 （자가 번역 : 꽃의 도시)이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특히 춘절 기간에는 시내에 꽃 시장(花市)이 열리는데, 이것은 광저우에서만, 그것도 춘절 기간에만!!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花市에 구경 온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다.>

 위 사진은 광저우에서 제일 오래 된 베이징루 (北京路）꽃 시장입니다. 원래 번화한 거리이지만, 꽃 시장이 열리는 춘절이 되면 정말 발을 디딜 틈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월드컵 응원 때만큼이나 사람이 많이 몰립니다. 꽃을 사러 온 사람, 구경하러 온 사람, 물건을 팔러 온 사람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중국인들이 꽃 시장을 구경하러 왔습니다. 광저우 사람들은 춘절 중 하루는 꼭 꽃 시장에 들린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꽃 시장에서는 무슨 꽃이 팔까요?? 수선화, 백합, 장미, 국화 등등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꽃을 팔고 있습니다. 제가 익히 알고 있는 꽃부터 난생 처음 본 꽃까지 정말 그 종류가 많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유난히 파고 사는 사람이 많은, 인기 쟁이 꽃이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그 인기 쟁이 꽃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꽃 시장의 best 인기 꽃~!

五代同堂（오대동당) 

<춘절에 꼭 사는 꽃 =五代同堂>

 이 꽃은 五代同堂（오대동당)이라는 꽃입니다. 여러분은 이런 꽃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이렇게 생긴 꽃을 처음 보아서 너무너무 신기했답니다. 

五代同堂 （오대동당)

 오대동당이라는 이름은 '다섯 세대가 함께 살아가다.'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입니다. 사진을 보면, 곧 바로 왜 오대동당이라 불리게 되었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황금색의 큰 알 주위에 네 개의 작은 알이 달려있습니다. 그래서 오대동당이라 불리게 되었고, 이름대로 다섯 세대가 모두 평안히, 함께 잘 살아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춘절이 되면 꼭 이 오대동당을 구입한다고 합니다.

<만사가 다 좋기를 바라며.. = 귤나무>

귤나무 （橘子）

 다음으로는 귤나무입니다. 버스를 타고 오가면서 춘절이 다가오기 시작할 때부터 상점이나 집 앞에 귤나무를 놓아 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왜 갑자기 귤나무를 놓아두었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광저우 사람들은 춘절에 귤을 먹고, 귤나무를 집에 놓아둔다고 합니다. 광저우에서는 보통화 이외에도 광동화를 쓴다는 것 모두 아시죠? 광동화 중 귤을 의미하는 이 글자 (桔) 의 발음은 보통화의 (吉 : 길할 길)와 발음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大吉大利 (좋은 운수와 좋은 이익), 즉 한 해간 일체가 모두 좋기를 바라며 귤을 구입하거나 먹는다고 합니다.

<붉은색, 복의 상징 = 만당홍>

만당홍(滿堂紅) 

 마지막으로, '만당홍'이라는 식물입니다. 중국인들은 예부터 붉은 색을 좋아하지요. 이 식물의 열매 한 알 한 알이 모두 붉은색이기 때문에, 빨간색으로 가득 차있다는 이름을 가진 이 식물을 복의 상징으로 여겨서 구입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광저우의 꽃 시장에서 본 특별한 꽃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꽃 시장이라고 해서 절대로 꽃만 파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전통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에, 꽃을 사는 건 노인들이나 나이 드신 분들 뿐이고, 중국의 젊은이들 중에는 꽃을 사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바람개비 파는 사진>

 젊은이들은 꽃 시장에 파는 각종 장신구, 장식품 및 캐릭터 상품을 주로 구입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바람개비'입니다. 유모차를 탄 어린 아이부터 다 큰 성인까지 이 날, 꽃 시장에서만큼은 가지각색의 바람개비를 들고 있었습니다.

<운수를 바꾸다 = 바람개비>

<바람개비>

 이것도 역시 춘절의 풍속 중 하나인데요. 바람개비를 가지고 다니면 바람개비의 날개가 빙글 빙글 도는데, 이 때 안 좋은 운은 내보내고 좋은 운은 들어온다고 믿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바람개비를 하나 씩 구입합니다. 제 중국인 친구도 작은 바람개비를 구입하고 정말 즐거워 했답니다.

<각종 먹을거리>

 사람 많은 곳엔 음식 장사가 꼭 있는 것 같습니다. 화시장에도 역시 각종 길거리 음식을 파는 코너가 많았습니다. 가까이만 가도 냄새나는 초두부와 각종 고기의 꼬치구이 및 맛있는 간식들이 팔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우리나라 인절미도 많은 중국인들에게 잘 팔리고 있어서 뿌듯하고, 신기했습니다. 

 꽃시장은 광저우 전역에 각 지역마다 열리는데, 저는 광저우에서 가장 오래된 베이징루 꽃시장과 광저우에서 가장 큰 티엔허 꽃시장 두 곳을 다녀왔습니다. 위 사진은 티엔허 꽃 시장으로, 베이징루에 비해 더 크고 쾌적한 것 같아요. 이렇게 장식도 크게 해놓고, 다양한 볼거리가 많다보니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렸고. 덕분에 이 날 하루는 저도 정말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花城 (화성)이라는 칭호를 갖게 된 광저우. 저는 광저우에서만 할 수 있는 춘절 맞이로 화시장에 다녀왔습니다. 광저우 사람들은 날씨가 따뜻해서 한겨울에도 "눈꽃"은 볼 수 없다며, 아쉬워하고 눈 내리는 한국을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저는 추위를 싫어해서 그런지 한 겨울에도 꽃이 피는 광저우의 날씨가 부럽기도 했던 날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꽃 시장 잘 구경하셨나요?? 그럼, 저는 바람개비와 함께 여러분의 한 해에 좋은 운만 가득하기를 바라며, 여기서 이번 기사를 마치겠습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