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먼<厦门 >여행기

안녕하세요! 동국대학교 김은비입니다^.^ 제가 중국에 온지도 어느새 한달, 가족도 그립고 친구들도 그립지만 나름대로 중국에 적응하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이번 10월 기사는 중국 최대의 명절인 국경절(10월 1일~7일)에 갔다 온 시아먼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시아먼은 중국 내에서도 관광지로 아주 유명한데요. 시아먼의 어떤 것이 유명한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김은비의 3박 4일간의 시아먼 여행, 그 여행보따리를 풀어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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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시아먼에 대한 소개를 해볼게요. 시아먼은 중국 푸젠성'福建省' 남동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중국어로는 ‘샤먼<하문, 厦門, Xiamen>’이라고 불립니다. 겨울에 얼지 않는 천혜의 항구도시기 때문에 고대부터 무역항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1541년 처음으로 유럽과 교역이 이루어졌던 장소이며 19세기에는 중국의 특산물인 차의 중요 항구 기능도 했습니다.
또한 아편전쟁 이후 1842년에는 중국과 영국이 맺은 난징조약에서 명시한 5개의 개항지 중에 한 곳이기도 해요. 남방지방이기 때문에 여름은 덥고 습하며 겨울은 상대적으로 따뜻하여 관광도시로도 아주 유명하죠.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이 도시의 역사적 상황을 설명하는 이유는 시아먼이 관광지로 유명하게 된 이유에 과거부터 무역항구도시였던 것이 밀접하게 연결되어있기 때문이에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좀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릴게요.

10월 국경절을 맞아 중국 첫 여행을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중 학교 내 여행사에서 ‘샤먼’에 관한 여행상품이 나왔길래 10월 3일에 출발하는 상품으로 결정했어요. 출발 3주전에 미리 예약했기 때문에 보험료 20원을 감한 548원으로 가격 결정! 여행사를 통해 가기 때문에 따로 일정을 알아볼 필요는 없지만 유명지와 유명먹거리를 알아보며 10월 3일을 기다렸답니다.

드디어 10월 3일 출발시간은 오후 8시였는데, 밤에 출발하는 이유는 제가 있는 주하이에서 시아먼까지는 버스로 14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에 밤에 잠을 자면서 가야 하기 때문이에요. 정말 힘들 줄 알았는데 몇 번 자다 깨니 오전 9시, 예상시간보다 1시간 이르게 도착했어요. 목과 어깨는 뻐근했지만 그 전날까지 흐리던 하늘이 말끔히 갠걸 보니 시작이 좋아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아먼에 대해 알아볼까요? 도착한 후 여행 2일차(10월 4일) 아침은 시아먼에서 가장 유명한 Soup전문점에서 먹은 후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남보타사(南普陀寺)라는 큰 절이였어요.
 

 산 아래 위치하여 주변모습과 절의 모습은 멋졌지만 저는 아쉬운 마음이 더 컸어요. 우리나라 역시 불교의 영향을 받아 오래되고 멋있는 절들이 많이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절을 방문한다기에 더 크거나 특별한 점을 기대했는데 상대적으로 더 멋있는 모습을 발견하기 어려웠답니다. 게다가 워낙 유명한 절이다 보니 이른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절에서 느낄 수 있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시장바닥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에요. 사람마다 각자 느끼는 바는 다르겠지만 저는 우리나라에 있는 조용하고 향냄새가 은은하게 나는 절이 그립더라구요.

자유시간을 한 시간 정도 주길래 남보타사에 간 김에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시아먼대학교에 갔습니다. 길림대학교 주해캠퍼스도 매우 크다고 생각했는데 시아먼대학교는 더 크더라고요. 시아먼대학교는 1921년에 세워진 명문대학교라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왠지 면학분위기가 좋은듯한 느낌을 받았답니다. 학교 크기가 클 뿐만 아니라 캠퍼스 자체도 매우 아름다워요.

 학교의 기운까지 받은 후 버스를 타고 이동해 간단히 점심식사를 한 후 이동한 곳은 후리산 전쟁박물관. 이 곳 바로 옆에는 바다가 위치하고 있어 바다구경도 하고 티켓을 끊어 공원 내에 전쟁박물관도 갔어요. 여행사에서 티켓을 끊어줬는데 들어가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정도로 볼 것이 많더라고요. 실제로 항구도시 샤이먼에서 사용되었던 전쟁 무기들과 전투기지(?)들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풍경도 멋있을뿐더러 여러 가지 재현행사까지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다 왔답니다.

후리산 전쟁박물관

여행 2일차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는데요. 이 일정이 끝나고서는 돌아와서 시아먼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중산로에 가서 저녁을 먹은 후 호텔로 왔어요. 여행사에서 잡아준 3성급 호텔은 뜨거운 물이 잘나온다는 것만으로 저를 기쁘게 했답니다. 3성급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도시마다 다들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분위기가 조금 음침한 것만 제외하면 나쁘지 않기에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했답니다!

 다음 날, 아침에 호텔에서 준비한 아침 ‘딤섬’을 먹은 후 다시 일정 시작! 이날 아침 일정은 자전거타기로 옆에 펼쳐진 야자수와 바닷가를 배경으로 3인용자전거를 탔답니다. 중국으로 온 뒤 매일같이 타게 되는 자전거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친구들과 함께 타는 자전거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더라구요^^

그 다음에 간 곳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이자 시아먼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관광지 구랑섬 입니다. 구랑섬은 푸젠 성 남부에 구륭강 하구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도 접하고 있습니다. 구랑섬은 1904년에 영국조계로 개발된 곳으로 과거 각국 영사관•별장 등이 위치하고 있어 관광 휴양지의 느낌이 많이 베어있답니다. 제가 맨 위에서 시아먼이 과거부터 무역항구도시였던 역사를 언급한 이유는 과거의 역사 때문에 지금의 시아먼의 관광도시로 발전되었기 때문이에요. 굳이 배를 타고 들어가야 되는 구랑섬에 각 국의 영사관이나 별장이 많은 이유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시아먼은 난징조약으로 인한 반강제 항구 개항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중국인들이 반외세 감정을 품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봤어요. 어찌되었든 과거로 인해 현재가 영광을 얻고 있으니 좋은 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중국 본토 중산로에서 구랑섬까지 들어가는 페리 가격은 8원이였어요. 페리를 타고 5분 정도 가면 바로 구랑섬에 도착한답니다. 내리는 순간 시아먼의 높은 빌딩과 대비되는 풍경에 펼쳐졌어요. 과거로 회귀한 것처럼 낡지만 분위기 있는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답니다. 섬을 한 바퀴 투어해주며 설명해주는 전동버스는 50위안(약 10000원)!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자유시간을 얻은 저는 ‘남는 건 시간과 두 발’이라는 생각으로 뚜벅이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맥도널드를 가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한 후 발길이 닿는 곳으로 무작정 걸었습니다. ‘섬이니까 돌고 돌겠지’하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구랑섬은 생각보다 꽤 큰 섬이였어요.ㅠㅠ 

구랑섬의 가장 큰 특징은 차가 없는 섬이라는 것과 과거 서양식 건물이 많다는 것이예요. 1930년대에 지은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유럽의 느낌과 중국의 느낌 그리고, 과거에 온 듯한 기분을 모두 느낄 수 있었어요. 또한, 구랑섬은 멋있는 장소가 많아서 웨딩 사진을 찍는 곳으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저도 그 날 하루 동안만 웨딩 사진을 찍는 예비신혼부부들을 꽤 많이 봤답니다. 하지만! 구랑섬에서 아쉬운 점들도 있었어요. 그것은 바로 요금! 구랑섬 자체도 볼 것이 많긴 하지만 피아노박물관이나 전망대, 그 외에 자잘한 박물관이나 정원들마다 각자 다 요금을 내야 했기 때문에 그 점이 무척이나 아쉬웠어요.     

 섬 길목 이곳 저곳에는 회색이 짙게 묻어 나오는 건물의 녹슨 대문 옆에 오징어와 꽁치를 파는 포장마차들과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 길게 늘어져 있어요. 그 향기와 모습을 같이 느끼며 바라보니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어색함에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여러 가지 볼거리와 풍경들 가운데서도 제 눈을 가장 사로잡은 것은 바로 골동품 점이였어요! 멋있게 차려 입고 나오신 주인아저씨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신기한 물건들은 저를 그 자리에 서서 구경하게 잡아 끌었답니다. 아예 사용할 수 없게 보이는 물건들도 많이 있었지만 오래된 카메라와 타자기, 전화기는 제가 알지 못하는 과거의 모습을 살짝 엿본듯한 느낌이 들어서 시대를 건너온 착각마저 들게 하더라구요^^

 길 줄만 알았던 시간이 어느새 훌쩍 가고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페리를 타고 중산로로 건너왔답니다. 중산로에서 우리가 간 식당은 사천요리 전문점! 맵지만 매력있는 음식들을 여러 개 주문해 같이 나눠먹었어요. 점심에 겨우 햄버거 하나로 버틴 채 6~7시간을 돌아다녀서 그런지 평소 먹는 밥의 두 세배는 먹었던 것 같아요^^;

 집합시간 8시에 맞춰 버스 타는 곳으로 모인 저는 타자마자 바로 기절, 주하이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를 정도로 좁은 버스에서 꿀잠을 잤답니다. 꽤 오랜 시간이었지만 정신없이 자다 보니 오전 8시, 12시간에 걸친 버스여행을 마치고 주하이 지린대학교로 돌아왔답니다. 중국에서의 첫 여행이여서 그런지 시아먼은 저에게 잊지 못할 도시가 될 것 같아요.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다운 여행을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조금은 불편하게, 조금은 힘들게, 조금은 어리둥절하게 갔다 왔던 시아먼이지만 저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죠?

시아먼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그 모습에서 더욱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전국문명도시, 국가환경모범도시, 중국우수관광도시, 전국10대 거주도시 등 상대적으로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중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네요. 게다가 거의 GDP가 해마다 20% 상승하고 1인당 GDP 역시 62651위안(9173달러)나 되서 그런지 확실히 제가 살고 있는 주하이와 도시의 규모부터가 달랐어요.

 어색하지만, 그 어색함이 재미있는 도시 시아먼. 과거와 현재 그 사이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시아먼 여행 한 번 가보시기를 추천 드릴게요. 가까이에 있는 대만까지 구경할 수 있는 기회! 바다를 가운데에 두고 높은 빌딩과 오래된 대사관을 보는 멋을 즐기고 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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