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먹고 알먹고, 중국TV 프로그램으로 중국어 공부하기! 

 

 

 

혹시 오늘도 조선족과 조기유학생들의 블라블라 쏟아져 나오는 유창한 중국말을 들으면서 ‘나는 언제 저렇게 될까’ 한숨 쉬고 계신 중국어과 여러분들이 계신가요?

 

 

 

 

 

<읽기 전 손가락을 눌러주는 센스!>

 

 

 

 

 

 

외국어 배우기의 왕도는 무조건 많이 듣고 말해라! 라는 건 모두가 잘 아시는 상식 중에 상식이시겠죠? 그 중에서도 원어민과 직접 나누는 대화는 언어실력 향상의 지름길이라는 것도요. 하지만 저도 중국에 갔을 때 어떻게 중국인 친구를 사귀어야 될지도 몰랐고 이미 알게 된 친구도 친해지기 쉽지 않아서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 어학연수의 팔할은 중국 티비를 보면서 지냈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국 드라마와 TV프로그램을 많이 접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본토 중국인처럼 중국말을 구사해주겠어! 라는 내 맘은 몰라주고 중국TV에서 재밌는 프로그램을 보기는 어찌나 힘든지. 채널을 돌리다 CCTV 뉴스를 잠깐 보고 꺼버리기 일수 였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제가 중국TV를 보면서 “심봤다!”를 외친 프로그램들을 소개합니다. 

 

 중국의 핫 이슈와 그에 대한 중국인들의 진짜 생각이 알고싶을 때!

 

 

CCTV 12 사회와 법 채널의 夜线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매일 중국에서 이슈가 되는, 사회현상에서 대두되고 있는 주제를 하나 선택해서 그에 대해 게스트들과 진행자가 의견을 나누는 생방송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왠지 시사 토론 60분의 딱딱하고 지루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의외로 따뜻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출연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들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양하고 풍부하게 채워집니다. 

 

 

 

 

（당신은 컨라오족입니까? :  啃老族（kěn lǎo zú） 독립을 해야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에 기대서 생활하는 젊은층을 가리키는 말）

 여기서 흥미를 끄는 점은 시청자들의 의견제시와 참여를 위해 중국 트위터인 weibo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이나 언론사에서 각자의 트위터를 개설하는 것처럼 yexian이라는 weibo계정을 만들어 중국 각지, 각계각층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중 재치있거나 심도가 있는 글을 즉석에서 골라 생방송 중간중간에 읽어 방송에 반영하게 됩니다.

 

 

 

 

 중국어공부를 위해 TV를 챙겨보시는 분들에게 yexian이 다른 방송보다 더 좋은 점이 있다면 바로 중국어 자막이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국tv와 달리 거의 모든 채널에서 자막이 표기되는 중국tv를 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중국어를 귀로 듣지않고 자막을 눈으로 따라 읽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덕분에 방송내용이 잘 이해되지만 실질적으로 듣기능력(听力)를 늘리는데 크게 도움이 되질 않죠. 하지만 夜线은 생방송이기 때문에 참고화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자막으로 방송됩니다. 진행자와 출연자의 말의 향연 속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듣다보면 어느덧 중국어 듣기 실력이 쑥쑥 향상되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겁니다.

 

 

 

 

 

 

 

 

막장드라마의 자극적인 스토리텔링이 땡길 때

 

 

 

 

두번째로 소개해드릴 프로그램은  CCTV 12 사회와 법 채널의 법률강당(法律讲堂)입니다. 우리나라에 사랑과 전쟁이 있다면 중국에는 법률강당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표면적으로는 이름 그대로 법률 조항에 대해 설명해주는 방송이지만 흔히 형법.민법과 관련된 사건들이 그렇듯이 사랑과 배신, 질투, 인간의 욕망으로 점철된 드라마틱한 줄거리가 프로그램 전반을 이룹니다. 대만 우상극의 유치하고 비현실적인 스토리와 중국 대륙의 진지하고 딱딱한 드라마에 지쳐있다면  흡입력 있는 줄거리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법률강당을 추천합니다.

 

 

 

프로그램은 변호사 한 명이 사건의 발단과 전개, 마무리까지를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주인공들의 이름, 나이, 배경, 갈등의 발단 등을 차근차근 이야기해나가는 방송을 보고 있자면 마치 옛날 동화를 읽어주는 테이프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는데요. 화면의 포커스는 시종일관 탁자 뒤에 있는 변호사에게 맞춰져 있지만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 하는 와중에 중국 특유의 손 제스처를 곁들여지거나 중간중간 다른 자료화면이 삽입되기도 합니다.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는 사건 갈등해결의 쟁점이 되는 법적 조항을 제시하고, “본 사건은 중국인민민주주의공화국 형법 몇 항 몇 조에 따라서(혹은 예외조항에 근거해서) 유죄 혹은 무죄 판결이다” 라는 형식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제가 인상 깊게 봤던 편에서는,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은 딸이 병으로 죽어가는 아버지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하고 병문안과 간호를 계속해서 거부했습니다. 딸은 그 아버지가 죽고 나자 뻔뻔스럽게도 자신의 몫으로 유산을 요구했는데요. “부모의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녀는 유산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분밖에 받을 수 없다”는 중국법의 조항에 따라서 친자임에도 불구하고 100만위안 중 2만위안 만을 상속받았습니다. 프로그램 보는 내내 혼자서 괘씸해하다가 판결결과를 보고 통쾌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한편 우리나라도 이러한 유산법 조항이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또 방송을 보면서 법이 언뜻 보기에는 차갑고 딱딱한 표면에 둘러쌓여 있지만 사실은 인간의 도리와 생활을 담아내는 따뜻하고 생생하기도 한 것이라는 법의 매력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두 방송은 모두 cntv에서 다시보기를 할 수 있습니다. （http://cctv.cntv.cn/）

 

 

 

 

 

 

아무생각 없이 깔깔깔 웃고 싶을 때

 

 

 

호남(湖南)TV의 콰이러따번잉(快乐大本营)

 

 

1998년부터 시작한 《콰이러따번잉》은 이미 1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락프로그램입니다. 가족오락관이나 전국노래자랑 같이 매주 포맷이 고정적인 프로그램도 장수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매주 다양한 포맷으로 진행되는 종합버라이어티로서는 대단한 장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8년과 2009년에는 중국 전역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죠.

 

 

 

 

2009년 슈퍼주니어M 출연 장면

 

 

초특급 스타를 초청해서(유덕화, 뤄지샹, 원더걸스, 한경, 슈퍼주니어, SHE, 비륜해, 주성치, 주걸륜, 왕리홍,성룡) 같이 영화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재연하거나, 상황극, 마술, 무술, 춤, 노래 대결 등 오락프로그램의 요소를 종합한 버라이어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쇼나 장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스타킹 같은 면도 있고, 5명의 엠씨가 각자의 캐릭터를 살려서 개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무한도전, 왁자지껄함 속에서 스타들의 속내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릎팍 도사를 닮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1년 양조위 게스트 출연

 

무간도를 인상 깊게 봤던 저는 양조위가 게스트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방송을 찾아봤는데요.  마냥 안성기씨와 같이 분위기 있는 이미지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말하는 것을 즐기지도 않고 영화를 찍을 때 외에는 완전히 연예계 밖에서만 사는 스타일이라고 하더라구요. 연예인 친구는 거의 없고 주로 사귀는 일반인 친구들은 60~80세라고 고백해서 놀라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간판 프로그램인 만큼 한류스타나 한국 연예인들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슈퍼주니어, 원더걸스이나 채연, 추자현, 유승준 등 그들이 한국에서와는 다른 중국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콰이러따번잉》을 보는 재미 중에 하나입니다.

 

 

 

 

 

★ 快乐大本营의 MC 5명

 

 

먼저 허라오쉬(何老师) 본명인 허링(何炅)보다 허라오쉬이라는 명칭이 훨씬 친숙한 중국의 국민MC입니다. 172cm 에 50KG이라는 앙상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MC계에서는 보기 힘든 꽃중년의 외모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번뜩이는 재치와 적절한 애드리브는 역시 허라오쉬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드는 중국의 유재석이라고 할수 있죠! 何老师의 고정 프로그램으로는 《超级乐八点》、《快乐大本营》、《我们约会吧》、《我是大美人》등이 있습니다.

 

 

 

씨에나(谢娜) / 별칭 나나(娜娜)

나름 예쁘장한 얼굴과 호리호리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나나는 프로그램 전반적으로 활력을 가져오는 에너지 덩어리 입니다. 재미없는 상황극도 생동감있고 우스꽝스럽게 변화시키며 허라오쉬가 수시로 시키는 춤, 노래, 상황극 등을 모두 잘 소화해 냅니다. 하루 종일 계속되는 녹화를 마치고 모두 녹초가 된 촬영팀 가운데 혼자 지치지 않고 계속 떠들고 놀아서 다들 나나 등 뒤에 있을 거 같은 건전지를 빼내고 싶었다는 일화가 있죠. 최근에는 중국의 유명 가수인 张杰와의 결혼소식으로 연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13

 

 

 

 

  

두하이터오(杜海涛)  뚱뚱&귀요미 캐릭터

 

 

 

 

 

 우시(吴昕) 이쁜이 캐릭터 / 웨이쟈(维嘉) 따뜻한 캐릭터

 

 

 

 

"我们是快乐家族！우리는 콰이러가족입니다!"

 

이미 외모만으로는 벌써 중국인이다. 말만 따라잡으면 본토인이 된다 하시는 분 들, 너무나 현지스러운 표현으로 중국 친구들을 화들짝 놀래켜주고 싶은 분 들, 우리 무한도전과 일박이일은 잠시 꺼두고 중국 TV보러 가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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