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在囧途》, Lost On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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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개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人在囧途》라는 영화입니다. 우선 영화 내용 소개에 앞서 영화제목에 대해 소개해 드릴게요. ‘人在囧途’, 한국어로 직역하면 ‘인재경도’라 직역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뭔가 확 와 닿지 않으시죠? 그럼 ‘囧’ 이 한자를 보시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힌트를 드리자면, 혹시 사람의 얼굴이 생각나시지 않으신가요?
인터넷 상에서 각종 이모티콘을 사용하듯 중국에서는 특이한 모양의 한자를 인터넷용어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囧[jiǒng]인데요, 자세히 보시면 축 처진 눈썹과 입모양을 가진 찡그린 얼굴이 보이실 거에요!

 

 

囧[jiǒng]   1. '형용사' 광명스러운. 빛나는. 2.'형용사', '인터넷용어' 우울한. 슬픈. 난감한. 말이 안나오는. 등등   출처 네이버 중국어 사전

 

따라서 영화의 제목을 번역해 보자면 ‘사람이 힘든 길에 있다’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영화는 목적이 다른 두 주인공이 같은 목적지 창샤(长沙)에 가는 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요, 그 여정이 얼마나 힘든 고난의 역경인지 아마 상상도 못하실 꺼예요. 저의 경우엔 영화를 보면서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에게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들이 우스꽝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안쓰럽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주인공들이 인생에 있어 소중한 것을 다시 깨닫게 되는 영화의 내용에 감동을 받을 수 있었어요. 또 창샤로 가는 길에서 보여지는 시골풍경이나 춘절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민족의 대이동(春运) 등의 광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답니다. 그럼 주인공들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 드릴게요.

 

 

 

 

 

-주인공 소개

 

 

 리청공 李成功（徐峥 역）36살, 인형회사의 CEO

돈, 지위, 떨어져 지내지만 행복한 가정, 그리고 여자친구까지! 이 시대의 성공한 남자가 갖추어야 할 모든 걸 갖췄다고 생각하는 남자. 리청공의 현모양처 부인은 귀여운 딸과 노년의 시어머니를 모시며 창샤에서 살고 있다. 한편 리청공은 도시에서 일을 하며 여자친구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지만 가슴 한구석엔 부인에 대한 미안함과 어떠한 결과도 가져다 줄 수 없는 여자친구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마침 춘절(설날)을 맞아 고향에 다녀오려는 리청공에게 여자친구는 부인과 이혼하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떠나게 된 귀성길에서 리청공은 온갖 역경을 겪으며 자신의 인생에 대해 뒤돌아볼 수 있게 된다.

 

 

 

 

 

 

 

 

 

니우겅 牛耿（王宝强 역) 23살, 목장 노동자(民工)

가난한 힘든 생활을 보내지만 희망을 가지고 매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인물. 돈을 벌기위해 전국각지로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그의 말투에는 각가지 방언이 섞여있다. 멜라닌 파동으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월급을 줄 수 없다는 목장사장은 노동자 니우겅과 그의 동료들에게 자신의 차용증을 주며 알아서 돈을 받으라고 한다. 니우겅은 동료대표로 돈을 받기위해 창샤로 향한다. 리청공과 함께하는 여정에서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진실함으로 리청공으로 하여금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반성할 수 있게 한다. 또 그가 뱉은 말은 곧 사실로 일어나는 재미있는(?) 능력을 가졌다.

 

 

 

 

 

 

 

 

-영화 줄거리

 

 

 

스지아좡공항
설 D-3, 오후
창사 1228.8km

 

  주인공 소개에서 언급했다시피 두 주인공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창샤로 향합니다. 설날을 맞아 고향에 가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스지아좡(石家庄)공항은 북새통을 이루는데요, 직원의 실수로 비즈니스좌석이 아닌 이코노미좌석을 타게 된 CEO리청공은 비행기 안에서 니우겅과 나란히 앉게 됩니다. 이렇게 두 주인공의 만남이 시작되는데, 니우겅은 우연의 일치인지 신비한 능력을 가진 것인지 그가 하는 말마다 사실이 되어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니우겅의 말을 통해 전개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의 결정적인 말과 영화 중간 중간 설날까지 남은 날, 창샤까지 남은 거리를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을 중심으로 그들이 창샤에 도착하기까지 내용을 전개해볼게요!

 

비행기를 처음 타보는 니우겅은 비행기 탑승 전, 보안 검색대에서 액체류 반입을 금지당해 목장에서 가져온 몇 리터의 우유를 단숨에 들이키게 됩니다. 그런 니우겅은 비행 중에 속이 불편했는지 승무원을 불러 창문을 열거나, 잠깐 비행기를 세워달라고 합니다.

 

 

안개나 꼈으면 좋겠다는 니우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곧이어 나오는 안내방송,

‘짙은 안개로 인해 창사공항에 착륙하지 못하고 귀항을 준비하고 있으니 양해부탁 드립니다.’

명절이라 다른 비행기편 마저 없어 기차를 타게 된 리청공은 또 다시 직원의 실수로 침대석이 아닌 일반석(硬座; 잉쭈어)에 앉아 가게 되는데, 같은 좌석의 표를 가지고 있는 니우겅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나중에 리청공의 직원이 구입한 표가 가짜표로 밝혀지기는 하지만 이제부터 심상치 않은 이 둘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기차가 한참 가다가 갑자기 멈추자,

니우겅 : 설마 길이 내려앉은 건 아니겠지.(前面不会塌了吧)
곧이어 나오는 안내방송, ‘철로가내려앉아기차가 더 이상 운행될 수 없음을 알려드리며...’
리청공 : 그 주둥이 좀 닫아줄래? (闭上你的乌鸦嘴!)

 

 

 

 

 

 

광쉐이
설 D-2, 오전
창사 489.1km

 

기차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되자 리청공은 광쉐이(广水)에서 내려 창샤 부근인 지앙코우(江口)로 가는 버스를 타게 되는데, 당연히 목적지가 같은 니우겅과 같은 버스를 타게 됩니다.

그런데 버스마저 잘 가던 도중에 갑자기 멈추자 영문을 몰라 기사에게 니우겅은 묻습니다.

 

니우겅 : 기사님, 엔진 고장난거 아니에요? (师傅，你这车是不是死活了？)
리청공 : 그 입 좀 닫아줄래!!!(你闭嘴！！)

 

버스마저 길이 막혀 더 이상 갈 수 없게 되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는 기사의 말에 리청공은 자신이 책임질 테니 규정을 위반해서라도 마을을 가로질러 가자고 제안합니다. 그러나 마을을 질러서 가던 중 충돌사고가 나 마을 주민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끝에 니우겅의 재주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는 다시 출발하려 하였지만 역시나 아까 전 니우겅의 말이 사실이 되어 버스 엔진 고장으로 출발할 수 없게 되는 처지에 놓입니다.

마을 이장이 한커우까지 경운기로 데려다주어 한커우(汉口)에 도착한 둘은 버스를 타고 창샤로 가고자 합니다. 그런데 버스표를 끊으려던 니우겅은 딸의 수술비를 구걸하는 한 여인을 지나치지 못하고 리청공에게 도와주자고 제안을 하는데 냉정한 리청공은 그녀를 사기꾼으로 보고는 그런 니우겅을 버리고 홀로 버스를 타고 떠납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니우겅은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털어 그녀에게 주고 그녀의 신분증과 바꿔 그곳에서 하루종일 기다리지만 빌린 돈을 갚겠다는 그녀는 나타나지 않아 늦은 밤까지 그 자리에서 계속 기다리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떠난 리청공이 다시 그곳으로 돌아와 이 둘은 다시 만나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리청공이 탄 버스도 중간에 길이 막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한 한커우
설 D-2, 오후
창사 353.6km

결국 이 둘은 창사를 353.6km 남겨놓고 이렇게 끈질긴 우연으로 엮인 둘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다음 날 버스도 막혔으니 이번엔 배를 타고 또다시 창샤로 향하던 둘은 그곳에서 어제 구걸하던 여인을 만나 돈을 받기위해 쫒아가게 되었는데, 부모를 잃은 고아들과 시력을 잃어가는 아이를 지키고 있는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니였음을 알게 된 리청공은 그녀를 사기꾼이라 몰았던 자신을 후회하고 가지고 있던 돈을 털어 돈과 함께 신분증을 돌려주고는 창샤로 떠납니다.

빈털터리가 된 그들은 남은 4위안으로 복권을 샀는데 1등 봉고차에 당첨이 되어 봉고차를  얻는 행운이 따랐지만 그것도 잠깐, 고단한 여정에 피곤했는지 졸음운전으로 전복사고가 나 여러 차례 히치하이킹도 시도해 보았지만 아무도 그들을 도와주지 않았고 결국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서 움직이게 됩니다.

 

 

 

 

이름모를 산비탈
설까지 5분 남음
남은거리도분명하지 않음

 

 

설 3일 전에 출발하여 비행기, 버스, 기차, 경운기, 봉고차를 타고 목적지로 계속해서 향하는 그들은 서로 티격태격했지만 친해질 수밖에 없었겠죠? 니우겅과 리청공은 밤에 이름 모를 산비탈에서 비상식량을 함께 먹으며 진실된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 대화에서 리청공은 자신은 좋은 아빠도 아니고, 좋은 아들도 아니고, 좋은 남편도 아니고, 좋은 애인도 아니라며 성공을 위해선 버려야할 것도 많다는 성공한 자 나름의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또 ‘갑자기 요 며칠 겪었던 일들이 내 평생 인생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 날 살아온 자신의 인생에 대한 후회와 함께 현재 사회와 가정, 그리고 자신의 직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닫고 그 잘못을 뉘우치게 됩니다.

다음 날 둘은 운 좋게도 한 트럭에 얹혀 창샤에 도착하게 됩니다. 마침내 창샤에 도착한 리청공과 니우겅은 서로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각자의 갈 길로 향합니다. 한편 리청공의 여자친구는 리청공 몰래 창샤에 미리 도착해서 그의 가족들을 멀리서 지켜보는데 행복한 가정을 보고는 자신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리청공에게 편지를 남기고 돌아갑니다.

1년 후, 비행기 안에서 리청공은 세련된 모습을 한 니우겅을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니우겅의 촌티나지만 정겨운 말투는 여전한채로 말이죠..

 

 

 

 

사진출처 바이두 www.baidu.com

 

  영화의 내용은 코믹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니우겅과 그런 니우겅과 함께하며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찾는 리청공의 고된 역정은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 같아요. 특히 빠른 속도로 자본주의화 되어가고 있는 중국 사회에서 자연스레 등한시되는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인간성의 회복을 바라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아 영화를 다 보고난 뒤 느낌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두 주인공이 비행기, 기차, 고속버스, 경운기, 배, 그리고 봉고차까지 중국에서 접할 수 있는 교통은 다 이용해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 또한 흥미로웠고 그 과정에서 직업과 생활환경, 성격 등 모든 것이 다른 두 주인공이 끈질긴 우연으로 계속해서 만나고, 서로가 점점 친해지는 과정을 보며 훈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니우겅이 무심코 뱉은 말 한마디가 사실로 일어나면서 과연 이들이 창샤까지 도착할 수는 있을까..하고 생각하며 보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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