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가 읽고 있는 육아서적들은 '어떻게 해야한다'라는 자세한 방법을 제시한 책들을 많이 읽고 있는데요.

그런 책을 읽으면서 정작 내 아이가 잘 따라올까? 혹시나 아이한테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이것이 내 아이를 위한 것이 맞는가? 하고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제가 임신을 했을 때는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건강한 아이만 태어나라고 바랬고,

건강하게 태어나니 외모도 잘생겨지면 좋겠고, 키도 컸으면 좋겠고, 똑똑했으면 좋겠고, 이것도, 저것도 다 잘했으면 좋겠고... 하는 바램들이 하나 둘씩 많이 생겨나더군요.

 

임신했을 때는 아이들은 금방금방 클텐데 비싼 옷이며 장난감, 책이 뭐가 필요하냐, 그냥 밖에서 뛰어놀게 하면 되지, 건강하게 자라면 되지. 했는데 요즘은 인터넷이 있다보니 주변에 엄마들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는지 알게 되니, 비싼 교구나 전집을 사주는 것을 보게 되면 내 아이한테 해주지 못한 것에 왠지모를 죄책감이랄까? 이걸 안해주면 우리 아이가 뒤쳐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렇게 아이를 키우다보면 처음에 내가 육아에 대한 초심에 대해 흔들리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가수 이적씨의 어머니이자 여성학자로 유명하신 박혜란님의 신간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박혜란님의 아들 세 분은 모두 서울대에 합격하신 걸로 유명한데요.

이 책은 단순히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기가 원하는 목표에 스스로의 힘으로 다다를 수 있도록 시야와 자세를 길러주는 방법에 대해서 나와있답니다.

 

대부분 명문대에 아이가 합격하거나 어느 분야에 두각을 나타나는 성공한 아이를 가진 엄마들의 자서전을 보면 아이가 스스로 노력한 부분도 있지만 엄마가 옆에서 어느 정도 지원이 있기 마련이지요.

하지만 저자의 아들들이 "어머니가 언제 저희를 키우셨어요? 저희가 혼자 다 컸지" 로 말할 정도로 저자는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성와 가능성을 믿고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옆에서 따뜻하게 바라보며 기다려주는 모습에 대해 여러가지 에피소드로 나온답니다.

 

또래보다 약간 발달이 느린 우리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자세인데,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감동을 받고 본받아야 겠다고 느꼈네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다 해주는 것은 쉽지만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데 거기다학구열이 높은 강남에 살명서 소위 치맛바람이 거센 분위 속에서 어떻게 자기의 육아에 대한 소신을 잃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었는지, 저자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말문이 조금 늦게 틔어서 느긋하게 아이가 좋아하고 관심있어하는 활동만 해주고 아이가 싫어하면 억지로 안해야지, 나중에 학교가면 하기 싫어도 할텐데.. 하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취학한 아동을 둔 친구들이 요즘은 한글 학교에서 안가르쳐주고 다 떼고 들어온다, 영어도 왠만큼 구사한다. 수학도 학교에서 1,2,3,4 안가르쳐주니 미리미리 다 공부시켜 놔라. 미리미리 준비안하면 아이도, 엄마도 고생한다 등등 얘기를 하니 조급증도 생기고 불안감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안을 받고 용기를 얻어봅니다.

 

중간중간에 우리가 공감되는 에피소드로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감동도 받아가면서 후다닥 읽어내려갈 만큼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었구요.

매 에피소드마다 멋지고 기억하고 싶은 글귀들이 많아서 육아에 대해 지칠 때, 주변의 것들에 의해 내가 너무 흔들릴 때  오래도록 읽고 싶은 좋은 책이네요.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전작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도 꼭 읽어보려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강추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