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잘사는 나라, 못사는 나라를 구분 지을 때 그 민족의 우수성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우리 민족이 어느 나라 민족보다 우수한 두뇌와 자질을 가추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세계의 대부분의 백인들이 흑인 또는 다른 유색인종에 대해 갖고 있는 그들의 우월의식에 대한 체계적 해석을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비단 우리가 생각하는 민족적 우열이 아닌 환경적 차이에서 오는 결과라고 한다. 문명의 차이 그 이유는 단지 주변 환경과 지리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선적인 부분은 작물화와 가축화가 가능한 동식물들의 개체수와 종류가 지역마다 명백한 차이를 보인다. 148종의 가축가능 포유류중 14종만 가축이 되었다는 점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아의 법칙’에 의해 환경이 결정되어진다는 것이며, 또한 작물화는 대규모의 인구 부양이 가능하게 했으며, 가축화의 경우는 보다 동물들과 밀접하게 됨으로써 동물들에 의해 전염된 병균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균'을 갖고 있는 서구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접촉했을 때 유럽인들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균에 노출된 원주민들은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원주민들까지 질병에 걸린 이유에 대해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죽어갔다. 이러한 여러 가지 환경에 대한 명맥유지와 체계적인 발전을 유라시아는 동서의 축으로 되어 있어 길게 퍼져있는 대륙으로 지식과 기술의 전달이 용이한 반면 아프리카 아메리카는 남북으로 구성되어 모든 것들이 용이하지 못하다는 지리적 환경의 차이로 야기되는 문명의 결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유럽에는 총과 화약 등 우수한 물건들을 대량 생산하여 거대한 배를 지어 대서양을 건널 수 있는 정치 경제적 조직이 등장한 반면 아메리카 원주민은 석기시대에서 사용하는 정도의 과학기술만 보유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