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가끔이지만,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책에서 몇 개의 구절을 읽고 책을 사는 경우가 있다. 신간보다는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좋은 책을 읽는 것이 나의 책읽기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은 역사서 읽기를 왜 사람들이 어려워하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내게 다시 역사서 읽기의 맛을 느끼게 했다. / 나폴레옹을 읽었을 때처럼, 알렉산더를 다시 읽을 생각이 들었다. 알렉산더는 무엇을 보았기에 그렇게 먼 길을 오랜 기간 떠났던 것일까?...)

...몇 개의 테마로 역사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역사 전반에 관한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체계적인 구조가 없기에 그저 그런 글의 느낌으로 남을 수 있지만, 역사에 관하여 관심이 있고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책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알렉산더(요즘 '알렉산드로스'라는 단어가 일반적임)와 정복왕 윌리엄에 관한 얘기가 특히 관심을 끌었다. 알렉산더를 다룬 영화도 있었고, 다른 역사서를 통해 헬레니즘과 그의 원정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를 다룬 책을 찾아 읽을 생각이 들었다.(최근 나의 책읽기는, 과거 재미로만 읽던 인물읽기를 넘어서 인물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나폴레옹, 카이사르, 이제 알렉산더가 그 대상이다.) /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적 변천에 있어 결코 놓칠 수 없는 '정복왕 윌리엄'에 관한 얘기도 매우 재미있었다. 영국사 전반에 관한 책도 다시 찾아 읽을 것이다.

...우리에게 '카롤루스 대제'로 알려진 샤를마뉴에 관한 내용은 내게 르네상스를 다시 해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르네상스의 정확한 기원은 무엇이었을까? 중세는 왜 1,000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을까? 세계사 교과서의 서술과 책의 서술이 다른 것은 어떤 이유인가? 상세한 서술이 있는 르네상스와 이탈리아 역사와 지중해 관련 서적을 통해 의문을 풀 것이다.

...역사를 생각하면서 많이 하는 생각이 있다. 역사는 정말 재미없는 과목일까? 왜 재미없는 과목으로 생각할까? 이런 생각을 하는 이에게 이 책은 좋은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학교 현장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가르치는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면, 배우는 학생이 변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역사교육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지만, 역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몇 자 덧붙이며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