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을 공모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집 근처 도서관에서 찾아 읽은 책이다. 낙서와 밑줄이 많았다면 읽지 않았을 책이었다. 평소 저자의 책에 대해 그리 좋은 느낌이 없었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겠지만, 책을 읽은 후...’책을 읽어야 어느 하나라도 얻을 수 있다는 거대한 명제’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 사상사’를 구입했는데, 책에 나온 고전의 처음이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어서 러시아 사상사와 연결할 수 있었던 것도 예상하지 못했던 소득이었다.^^)

...저자 후기를 통해 유시민 씨의 부친이 세계사를 가르쳤던 분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책을 무척 많이 읽었던, 책을 사랑했던 분이었다고 저자는 기록하고 있다. 부친의 영향으로 저자는 어릴 때부터 좋은 책을 만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 독서에 이렇게 좋은 환경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저자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14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읽은 책도 있고, 아직 읽지 않은 책도 있다. 물론, 저자의 견해와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 다른 부분도 많다. 상세히 글을 쓰려고 하면 14권이 아니라 1권에 매몰될 것 같아서 매우 조심스럽지만, 굳이 한 권을 정해서 말을 한다면...마지막에 소개된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정말 시간이 흐르면 진보라는 이념으로 발전하는 것일까? 마르크스의 허황된 이론(이렇게 얘기하면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지만)에 휘둘려 세계는 수많은 생명과 재산을 허공으로 날려 보냈다. 인간의 이기심을 어떻게 부정할 수 있단 말인가? 생명의 근원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고 종족을 이루는 것이 아닌가?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어떻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마르크스의 이론은 19세기 유럽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다.(당시 유럽제국들의 식민지 통계를 살펴보기 바란다.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했던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우리에게 ’역사’는 무엇인가? 고등학생의 20%도 배우지 않는 것이 ’한국사’이다. 서울대에서 지정했기에 서울대에 진학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선택하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우리의 역사와 담을 쌓고 산다. 이런 학생들이 어떻게 국가와 민족, 국가의 미래, 국익의 증진을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는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역사의 진보를 얘기하기 전에, 너무나 파행적인 우리의 교육부터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가장 급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위에 쓴 것처럼, 1권을 정해서 말하기에는 책의 무게감이 너무나 크다. 읽었다고는 하나, 깊이 읽지 않았던 책도 있고, 현재 시점에서 다시 해석해야 할 책도 있다. 2010년이 다 지나기 전에, 시간을 내어 천천히 읽는 것...저자가 바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고전을 읽을 시간을 갖는 것일 거라고 생각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