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책이 한국에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왜 우리나라에서 나온 책은 왠지 공허하게 들리고 일본에서 나온 책을 번역한 것은 더 절실하게 들리는 걸까? '다치바나 다카시'의 영향 때문일까? 아니면, 여전히 일본을 우리보다 앞선 국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책의 중심은 '문리융합의 센스를 갈고 닦는 5가지 방법'으로 잘 요약되어 있다. / 사실, 책의 내용이 일본을 이야기한 것이라서 우리에게 적용되기 어려운 면도 없지 않으나, 한국은 일본이 잘못 걸어간 길을 걷고자 애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요즘의 모습인 것이 더 걱정되는 마음이다.)

...'이과 바보 문과 바보'라는 말을 제목으로 한 책이라, 한 쪽으로만 치우친 사람들을 얘기하면서 결국 '이과계 센스'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21세기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과학을 모르고 기술을 모르고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저자는 물리학을 제대로 배우고 수학을 열심히 하기를 바라고 있다.

 - 나도 '문과 출신'이다. 문과도 문과 나름이겠지만, 학생이었을 때 '역사서'를 중심으로 읽었다는 말도 그리 많은 책을 읽은 것이 아니었기에, 지금 생각하면 참 부족한 시절이었다. 과학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정말 얼마 되지 않았다. 과학도서를 읽게 된 동기도 아들이 초3년이 되고 과학을 내가 가르치는 것이 학교교육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누구나 동기가 있어야 책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읽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는 바이다. 누가 책읽기를 쉬운 것이라고 하는가? 쉽다고 하는 사람들은 아직 많이 읽지 않았거나 아니면 일정 수준의 책을 넘어서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문리융합'을 생각한다면, 우선 열심히 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청'이라는 단어를 굳이 언급한 이유를 잘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일 것이다. 문리융합에 있어서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남에게 자신이 아는 것을 설명하기'를 예로 들었다. 나의 경험을 얘기한다면 '아들에게 몇 시간 설명하기 위해 나름의 공부가 되었고, 평소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말로 쉽게 풀어 설명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역사를 넘어 과학책을 읽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독서력은 매우 낮은 수준이기에, 초등학생인 자녀의 교과서도 정확히 해석할 수 없는 부모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언급 중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어 덧붙인다.)

 - 학교 수업이 재미가 있다면, 학생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여 경청하기 때문에 조는 일은 없다. - 정말 중요한 것 아닌가? 자신이 학생이었을 때를 돌아보기 바란다. 재미있었던 수업이 얼마나 되는가? 거의 없었던 것이 나의 경험이다.(책과 관련하여 생각하면, 우리의 공교육은 학생의 호기심을 감소시키는 수업이기에 문과로 간 학생은 학교의 수업 시간 이외에 문과에 관한 것을 다시 배워야 하고, 이과로 간 학생도 역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학교 수업시간이 생산적이지 못함은 누구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가?) 문과 이과의 융합을 말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 학교 수업의 내실을 통해 하나의 학문이라도 그 기초를 굳건히 다지는 일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