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과 사관이 미처 쓰지 못한 비밀의 역사라는 부제가 더욱 끌림이 있는 책입니다. 왕의 새벽부터 밤까지의 모든 생활을 엿보는 부분은 몰래 엿보는 듯이 흥미롭게 읽히며 초반을 시작합니다. 왕과 왕비가 쓰는 매화틀이나 왕들의 치아관리같은 건강관리등이 재밌기도 하고, 왕의 밤생활은 아무 기록이 없어 알 수 없다고 하니 더 궁금하기도 합니다.

왕의 하루 24시간 동안의 생활이 당시의 사정을 이해하기도 좋고 교과서나 다른 역사책에서는 다뤄주지 않은 내용도 전하고 있어 조선 왕조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며 새로운 스타일의 역사책을 보는 듯 하기도 합니다.

저자 이한우가 <조선왕조실록>을 10여 년에 걸쳐 탐독하고 연구하며 조선 왕들의 일거수 일투족, 그들의 모든 일상과 정책등을 연구하여 여러권의 책도 출간했는데요. 책의 깊이가 느껴지면서 읽기도 편안하고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흔히 그러지요. 그 때 그러지만 않았어도, 그 때 이렇게 했으면? 하고 말입니다.

역사를 바꾼 운명의 하루는 태조 이성계, 연산군, 광해군, 소현세자, 정조의 하루를 이야기합니다.

군신이 격돌한 전쟁의 하루에는 이방원과 정도전, 수양과 김종서와 한명회, 중종과 조광조, 서인과 문묘 배향, 역사를 두고 벌이는 전쟁, 왕과 실록의 이야기도 나옵니다.

하루에 담긴 조선 왕의 모든 것에는 왕의 첫날, 즉위식과 왕의 최고 업무, 제왕학 수련, 정치 행위의 결정체, 왕의 결혼, 묘호에 담긴 정치술, 권력 앞에 선 아버지와 아들들이 이야기나 나옵니다.

책의 중간, 중간에 <책의 이면 읽기>가 있는데요. 책에 나온 인물이나 그 당시의 상황등을 보충 설명해 주는 부분인데요, 책읽기에 많은 도움이 되고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어 좋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와 다른 각도에서 다뤄준 조선의 역사의 생생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조선의 500년 역사에 지도자에 대한 생각도 하게 하게 합니다. 지금 우리도 또한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할 때라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올해 유난히 왕에 대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도 있지 싶어요.

조선 왕의 하루라지만 조선사를 새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며 조선시대를 새로 배우는 듯 합니다. 책의 두께는 있지만 방학때 딸내미도 읽혔음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