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를 둘러보아도 500년의 지속한 왕조를 찾아본다는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태조 이성계에 의해 건국된 조선.

이 나라는 무려 500년을 이어오며 지금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자신의 나라 고려을 버리고 새로운 국가 조선을 택한 정도전.

과연 그는 역적이었나, 충신이었나....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조선경국전>이 화두가 되어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도전이 조선건국이후 태조 이성계에게 지어 바친 조선경국전에는 나라는 재상이 다스린다는 것이 주된 요지였다.

천민 어머니를 둔 정도전은 비천한 출생신분으로 어려서부터 백성들의 억울함과 가난함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이색의 문하에 들어가 정몽주, 이숭인, 하륜등 후일 세상에 이름을 날린 많은 사람과 함께 수학을 하게 된다.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배고픈 삶을 벗어나지 못하는 백성을 보면서 정도전은 토지개혁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는 군주의 덕이 뛰어나야만 천하를 경영 할수 있으며 군주가 부덕하면 왕조가 쇠퇴하고 멸망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신념에 대한 확신이 굳었던 그는 격양가(擊攘歌)를 부르며 태평성대를 누리는 세상을 꿈꾸었다.

또한 우리의 땅이었던 요동을 되찾기 위한 꿈을 가지고 있던 정도전은 사병을 혁파하고 군사를 조련하기 위하여 진법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와 노력을 다하였다.그러나 그의 이러한 노력은 왕위에 모든 것을 건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으로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정도전의 죽음으로 결국 요동정벌은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이 되었으나, 그의 바램대로 조선은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숭상하며, 왕의 권력을 견제하는 신권이 살아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의 저서인 조선경국전은 경국대전의 모체가 되었으며 그가 도읍지로 주장한 한양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수도이다.

한 사람의 꿈이 그를 이끌고, 꿈에 이끌린 정도전이 이룬 놀라운 일들이다.

옳다고 믿은 소신을 위해 스승을 버리고 친구도 버릴만큼 그는 백성을 사랑했다.

또한 이 땅을 사랑했다.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대해 다시한번 많은 것을 생각하고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해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할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