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여행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무슨 일이든지 용기 있는 자만이, 쟁취할 수 있다." 라는 말이 있듯이, 떠나고 싶다면 다른 무엇도 생각하지 말고 떠나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 역시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숨 쉬고 있는 지금 이순간도 다음 여행지를 찾고 있으며 몸과 마음이 꿈틀거리는 중이다.                         - 본문 405쪽 인용 -

     에필로그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던 이 부분을 읽고 책을 덮는데 아직 20대 후반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을 한 저자의 그 용기가 참 부러웠다. 그래서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20대를 말이다. '나는 그 무렵 뭘 하고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며 지난 나의 20대를 하나 둘 되짚어보았다. 나의 20대 후반은 아이와 함께 한 시간들로 참 바빴다. 직장생활을 하며 28살에 큰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정신없었던 나의 20대 후반을 돌이켜보니, 괜스레 밑지는(?)듯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물론 예쁜 딸아이를 얻은 건 내 생의 가장 큰 축복이긴 하나, 곱디 고운 그 나이에 애엄마가 되어 정신없이 보내버린 게 살짝 아까운 생각이 드는 건 부정할 수가 없다. 사실 살다보니 일찍 결혼한 게 후회스러울 때가 종종 있었는데, 저자의 용기어린 여행기를 읽다보니 또 한 번 일찍 결혼하였음이 아쉬워질 뿐이다.

 

 

 

        '참 아름답고 살기 좋다'라는 말 한 마디에 북유럽에 매료되고, 북유럽 4개국의 사진들을 보면서 아름다운 품격에 반하여 실제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기게 되어 22박 23일로 북유럽을 여행하게 된 저자.......  다시 한 번 언급하지만 그녀의 용기에 탄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보다 한참이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더 당차고 준비성 있으며 실천력 최강인 모습을 보며 책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혼자서 22박 23일........ 그것도 멀고도 먼 북유럽을 말이다.

 

 

 

        얼마 전  '열세 살 아이와 함께 유럽'이라는 여행기를 읽어보았다. 말 그대로 열 세 살 난 사춘기 아들과 함께 여행을 한 엄마가 쓴 글인데  여행이 전쟁이 아닐 수가 없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 기상변화(?)를 일으키는 사춘기 아들과 동행하다 보니 아들의 기분에 맞춰서 동선 및 식사를 결정해야 하는 엄마의 고군분투로 가득한 여행기를 읽으며 남일 같지 않게 공감하며 읽었었다. 나역시 사춘기 딸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그야말로 100% 감정이입이 되었다.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시야를 넒혀주며 꿈을 심어주는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나도 언젠가는 우리 아이랑 여행해봐야겠다는 의지를 싹트게 해주긴 했지만 같은 여자로서 애잔함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혼자서 여행을 다녀오시라고 권하고 싶었을 뿐 아니라, 읽는 내내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인지 내가 혼자서 어디론가 여행을 다녀오고 싶을 정도였다. 혼자서 떠나는 여행......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것이다. 나역시도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그러나 늘 꿈으로만 끝나곤 했는데, 저자의 여행기를 읽으며 마치 내가 지금 여행을 하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동경로, 숙박, 식사, 교통수단, 보고 듣고 느낀 것들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순간순간의 감정들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짧은 호흡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긴 여행기이긴 하나 제법 쉽고 빠르게 읽혀졌다. (사실 긴 호흡의 문장들로 작성된 여행기는 자칫 따뿐하거나 지루해서 안 읽혀진다.)

 

 

 

       혼자서 여기 저기 여행다닌 이야기라 저자가 자기 혼자만 챙기는 깍쟁이 스타일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만난 중년부부의 모습을 보며 부모님을 여행 보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기특한 모습에 인생의 선배인 언니로서 피식 웃음이 나옴과 동시에 기특한 마음도 들었다. 뿐만 아니라 요즘 한창 세계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난민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습에 참 큰 일을 할 사람이구나라는 생각 또한 해보게 된다.  

"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도울 수 있는 한 최대한 그들을 돕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이 여행기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시리아 난민의 심각성에 대해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함께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정기 후원을 통해 그들을 더 도울 생각이고 실천하려 한다."                      - 본문 405쪽 인용 -

 

 

 

         아직 북유럽여행을 못해본 나에게, 특히 덴마크에 관심이 많아서 요즘 덴마크 관련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기였다. 나에겐 딸린 식구가 많아서 아직은 저자처럼 혼자서 여행을 다녀올 생각은 어림도 없지만, 언젠가는 꼭 다녀오겠다는 각오를 심어주기도 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언젠가......꼭....... 다녀오고야 말리라. 혼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