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과 배려' !

책  표지를 장식하던 첫 문구가 참 맘에 들었습니다.

안그래도 책을 받아들기 전 영화를 본터라 그 글귀가 무얼 말하는지 잘 알고 있었거든요. ^^

제가 흐뭇한 미소로 책을 받아들고 있자,

저와 같이 영화를 봤던 딸아이도

"우와~~  호튼이다!!  엄마 , 우리 지난번에 극장에서 이거 봤지요?"

하며 아는 척을 하면서 서둘러 페이지를 넘겼답니다.

5월 15일....

코끼리 호튼은 무더운 한낮에 정글에서 첨벙거리며 놀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주 작은 소리가 들렸죠.

누군가가 개미소리처럼 작은 소리로 도와 달라는 것 같았어요.

" 내가 도와줄게."하고 호튼은 말했지만,

아무리 두리범거려도 근처엔 아무도 없었답니다.

바람에 날려 지나가는 조그만 먼지뭉치밖에는요.

호튼은 그 노그만 먼지뭉치 위에 누가 있다라고 생각을 하고서는

도와줘야겠다는 일념하에 기다란 코를 공중으로 내밀어 먼지뭉치를 들어올렸답니다.

그러고는 살살 옮겨서 푹신한 클로버 위에 안전하게 내려놓았죠.

이런 모습을 본 심술궂은 캥거루는 말도 안된다며 코웃음을 치며

호튼이 정글에서 가장 멍청한 바보라며 놀렸답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정글 동물들은 호튼이 정신이 나갔다며 떠들어대죠.

하지만 호튼의 말대로 그 먼지뭉치 속에는 '누구'마을이 있었답니다.

'누구'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었죠.

그 마을의 시장은 호튼과 서로 보지 못하는 가운데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까만 궁둥이 독수리 허풍이가 클로버를 물고 한참을 날아가는 바람에

호튼은 헐떨거리면서 허풍이의 뒤를 헐레벌떡 따라가야만 했습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6시 56분에 허풍이는 클로버를

수백 킬로미터 펼쳐친 클로버 꽃밭 위에 떨어뜨립니다.

할 수 없이 호튼은 그 많고 많은 클로버를 꺾고, 또 꺾으며 잃어버린 클로버를 찾다가

삼백만 번째 클로버에서 잃어버렸던 클로버를 찾게 됩니다.

하지만 심술쟁이 캥거루를 비롯해서 여러 동물들은 먼지뭉치 속에는 아무도 없다면서

그 클로버를 김이 폴폴 나는 기름에 빠뜨릴 계획을 세웁니다.

너무 놀란 호튼은 '누구' 마을의 '누구'들을 불러서는

정말로 '누구'들이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모두 모여 소리치라고 하죠.

모든 '누구'들이 모여 온갖 소리를 다 동원하고 시장과 '죠죠'까지 합세하여 소리지른 결과,

드디어 소리가 들렸답니다.

소리를 들은 엄마캥거루는 이제 앞장서서 '누구'를 지키겠다고 약속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발견하고 그 세상을 지켜주겠다는 친절한 코끼리 호튼!

호튼의 순수한 마음이 너무나도 이뻤고,

먼지뭉치가 붙어있는 클로버를 찾기 위해 그 너른 클로버밭에서 하나의 클로버를 찾는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였답니다.

이런 멋진 내용의 이야기를 누가 쓰셨나 궁금해서 작가소개 코너를 살펴봤답니다.

닥터 수스!

역시 대단한 분이셨어요.

칼뎃콧 상을 비롯하여 퓰리처상까지 받으셨더라구요.

그리고 닥터 수스는 아이들이 쉽게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언어교육학적 차원에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귀재라는군요.

그래서 영어의 '파닉스'하면 이 분이 거론될 정도라네요.

그래서인지 본문 뒤에 보니까 영어로도 내용을 소개하고 있더라구요.

내용도 재미있고 함축하고 있는 주제도 좋은데,

아이들의 발달수준에 맞게 영어공부까지 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책이더군요.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 존재를 믿기 힘든 게 사실이죠.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를 믿고 그를 위해 배려하는 호튼의 넓고 태평양같은 마음.

꼭 배워야 할 것 같네요.

호튼을 통해

저도, 아이도.....

많은 걸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을 가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