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아이에게 컴퓨터를 하기 전에 '세 줄 일기'를 치고 하라 하였다. 글자 크기는 16 포인트. 어린이날을 지날 무렵부터 하였다. 집아이의 일기는 5월 11일에서 끝나고, 다음해 3월부터는 학급 홈피에 올리는 것을 계기로 제법 썼다. 

2학년 때는 네 줄 일기로 고쳤다. 3학년이 되어 1학기에는 일기장에 1주일에 세 번 일기를 써야해서 그만 두었다. 숙제이다보니 큼지막한 글씨로 공간을 채우기 바쁘다. 다한 뒤에는 9줄 채웠다. 7줄 채웠다 한다. 2학기 숙제는 잡종이라고 한다. 선생님께서 교과 공부를 우선시하는 듯하다.

녀석의 일기를 옮겨본다.

2010. 5. 6. 목.

바생에서 종이로 꽃 만들기를 했다. 참 재미있었다. 최유진 꽃이 예뻤다. 꽃을 오늘 엄마에게 줄 것이다. 다음에 만들기를 하면 좀 더 예쁘게 할 것이다.

 

2010. 5. 9. 일.

현장 학습은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학습지 두 장을 받았다. 한 장은 본 동물 그리기였다. 다른 한 장은 본 식물 그리기였다. 참 재미있었다.

 

2011. 3. 28. 월.

제목 : 부모님이 안 오셨다.

오늘은 학교공개의 날이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안 오셨다.

참 짜증났다. 시간이 없어서 못 왔다.

아빠는 미안하다고 했다.

 

이오덕 선생의 작업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엮은 아이들 글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우리교육에서 그동안 모아온 학급문집에서 가려뽑아 1학년 일기 모음을 내었다. 서너 줄 되는 일기를 그림과 함께 읽으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오늘은 2004. 4. 28. 혹'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보아 학기 초에는 처음으로 글을 배우는 아이들도 있고하여 일기쓰기가 안 되는 모양이다.

 

"오늘 아빠한테 혼났다. 손바닥 열 대 맞았다. 속이 상했다. 5일 용돈 써야 되는데 다 썼다. 아빠한테 이젠 돈 많이 안 쓴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절대 지킬 거다."

 

연도 구분 없이 날짜별로 모았다. 계절의 변화와 아이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좋다. 그래 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