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가서 통영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를 만났다. 윤이상이라는 인물은 이 친구를 통해서 만났다.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이다. 상처 입은 거장, 천재 작곡가를 아이에게 사준 책을 통해 만난다. 신상옥도, 권정생도, 최일도는 워낙 유명하고 지금까지 살아 있으니까 논외로 치고. 아이가 이러한 인물들을 만화를 동해 만나는 게 신기하고 부럽다.

남북 모두가 조국일 수밖에 없는 윤이상이나, '빨간 마후라'와 '불가사리'를 만든 신상옥 감독, 그리고 마음씨 좋은 인민군을 묘사한 권정생은 분단으로 인한 고통을 몸으로 살아낸 사람의 모습이다. 당당히 맞서 살거나, 배반의 시기를 기다리거나,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염원하며 아이들 책 쓰기를 계속한 이들의 삶이 영웅적이지만은 않다. 왠지 가슴 아프다. 우리가 분단되어 있음으로 하여 안게 되는 고통이다.

이 고통이 언제쯤 끝날까? 여당의 원내 대표라는 이는 국회내에 종북주의자가 몇 명이라고 어느 극우 논객의 책을 들어 목청을 높인다. 도대체 국회를 열자는 건지, 여야 협상을 하려는 건지. 나이 헛먹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이 값을 해야 할 터인데. 안타까운 일이다. 그림도 단순하지 않으면서 사실에 가깝게 그린 모습이 아름답다. 임복남 님이 만든 '생각 통통 논술 통통'은 만화마저도 공부로 연결되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바램을 연결지운 것 같아 씁쓸하다. 그냥 읽게 놔두면 안 될까 하면서도 그래 이렇게 독후 활동을 하게 하는 거야 왔다 갔다 한다.

정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