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긴 글로 된 책을 읽었다. 청소년 도서와 만화를 주로 보다 보니 그림 하나 없이 300쪽을 넘기는 책은 부담스럽다. 그러다 보니 자구만 뒤로 밀리게 된다.

 

지난 주말과 현충일, 그리고 이번 주말의 시작일, 아까운 시간을 내어 밑줄 그어 가며 다 읽었다.

 

지난 연말 동료 책상 위에 있던 책을 보곤 달 읽고 내 책상 위에 올려 둬래이, 했었던 책이다. 이번에 동료들과 함께 읽기로 약속하고는 억제로 다 읽었다.

 

아이들을 보면 미친놈들 같다. 설치고 날뛰고, 훔치고, 때리고, 징징대고.

 

연일 사건 사고가 학교에 멈추지를 않는다. 하나하나 관심 갖고 다 챙기다가는 나마저 미칠 지경이다. 아이들도 동의할 수 없는 교사의 잔소리와 훈육에 질려 버렸다. 문제는 많은 아이들을 하나의 교실에 가두어두어 정해진 교육과정에 맞춰 학습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획일적으로 수업할 수밖에 없다보니, 뒤처지는 아이들 또한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런 학생들을 위한 제도권 교육 기관이 학교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상한 아이들’을 양산하고 있다. 학업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청소년 자살과 관련하여 개발되고 제공되는 각종 검사와 검사 결과에 의한 분류와 상담 강화 또한 ‘꼬리표 붙이기’가 아닌가 한다.

 

지금의 학교가 청소년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 청소년 문제는 여러 요인이 복합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가정과 사회를 떠나서 학교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언론은 선정적으로 학교의 문제를 제기하는데, 국가의 교육 정책과도 관련이 크다.

 

현정부 들어 추진되고 있는 고교 다양화 정책, 사교육 제로(절감) 등의 정책도 결국은 모든 문제를 학교 안에서 해결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결국은 원하지 않게 사교육 시장은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학교 방과후 수업마저 강제되다 보니 아이들은 고통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임스 길리건은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에서 1900년부터 2007년까지 살인 및 자살, 즉 폭력치사로 인한 사망률이 공화당 집권기가 민주당 때보다 10만 명당 38.2명이나 많았다고 한다. 공화당이 추구하는 정책은 수치심과 모욕감에 노출시키기 쉬운 정책으로 폭력치사에 관한 한 ‘위험 요인’이고 민주당은 ‘보호 요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정권의 교육 정책에 따라 ‘위험 요인’, ‘보호 요인’이 나뉠 수 있다. 지방 교육청의 수장이 어떤 교육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대안 학교와 혁신 학교, 그리고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가 ‘보호 요인’이라며, 일반적인 대도시 공교육 과밀학급 학교들은 ‘위험 요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위험 요인’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 이다. 답은 나와 있으나 개인과 국가의 실천의지가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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