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오토바이

아버지는 왜 그리 사는 걸까? 장모는 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늘 불편해지는 것은 거역하기 어려우나 거역할 수밖에 없는 부모 세대의 행태이다. 어쩌다가 시골 마을에 분란이 생기고 서로 서로 미워하고 다투고 상종하지 않고. 그러는지. 아버지가 먼저 찾아가 사과하거나 화해를 청할 수는 없는 건지. 왜 그런 건지. 시골 마을에 가면 위 아래가 없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늙은이는 늙은이대로 뭉쳐 있다. 그리고 그 틈새에 또 다른 이물질이 들어 있어 난리이다.

그 옛날 평화롭던 공동체를 기대하기 어렵다. 잘 살게 되었는데 이렇다. 다 나만이들 때문이다, 고 한다. 좀 더 통 크게 베풀지 않고, 좀스럽게 말이다.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조두진의 책은 자신의 아버지와 어쩌면 자기 자신과 어느 시골 읍내의 악당을 버무려 한 인물을 형상화하였다. 다분히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고 존경해야만 한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존경받아야 하고, 자식과 화해해야 하는 아비는 떠나고 없다. 끝까지 자식에게 짐되지 않으려 했고, 아비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던. 정작 아비가 된 자식이 아이였을 때 어느 순간부터는 늘 부재했던 아비.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죽음과 함께 다가온 아비의 존재.

‘작가와이 만남’에서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세계 어디에 나가도 기죽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은 우리 아버지 세대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 한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안 먹고 안 쓰고 안 입고 안 쉬고 죽도록 일만한, 그리하여 배부른 시대를 만들어낸 아버지 세대에 대한 오마주(존경, 존중)이다.

나또한 그러하여야 하리라. 아직 부모, 장인장모 살아 계시니. 그런데 늘 다가가기가 편하지 않은 것은 오래된, 그리하여 화석화한 습관 때문이리라. 귀한 소설이다.

세대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요즘, 자식놈이 부모에게 정의 어쩌고 운운하지 말라는 결론으로도 읽힌다.

	아버지가 홀로 감당했던 그 추위와 나눌 수 없었던 절망을 생각하니 기가 막히고 억울했다.
페이지 : 260쪽

아버지, 7080세대, 선악, 병든자식, 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