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삼은 인간과 지리산 호랑이님 사이의 러브코미디입니다.

 요괴와 요술이 부록처럼 딸려오는데, 작중에서 설명이 어려울 법한 것들은 모두 요술로 뗌빵이 됩니다. 불성실하다기보다는 이해하기 좋고 개그소재로도 알맞다고 느껴집니다.

 또한 매력 있는 캐릭터들이 주력이면서 한국작 중에서는 제법 많은 인지도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넬 작가의 필력은 날고 뛰는 많은 기성 작가들 사이에서 비교하기엔 아직 많이 미숙하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축에 들고 요즘도 한창 성장세라고 본다.

 뭐 글 쓸 수록 늘어나는 건 당연하지만요.   

 애독자로서는 기쁘네요.   

 

 줄거리) 

 자신을 방해하던 흑막이 '랑이'의 언니 '냥이'임을 알게 되고, 그녀에게 불려가 미심쩍인 말들을 듣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이 랑이나 세희와의 관계를 흔들기 위한 말임을 간파하고서 성훈이 혼자서 끌어안게 되는데, 이번권은 글의 표면에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성훈이 그것들을 남몰래 고민하고 그 사이에 히로인들이 번갈아서 성훈을 위로라고 해야 하나, 어필을 하는게 주내용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그냥 강성훈은 침착하게 하렘왕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고 봅니다. 

 이전권들 처럼 클라이맥스를 후반에 가서야 급급하게 돌리는 게 아닌, 틈 사이사이에 냥이와 창귀 가희를 만나게 되어 점차 성훈의 내적갈등을 심화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오글거리는 부분도 전혀 없었고요. 오히려 클라이맥스는 감동 그 자체.   

 

 감상)

* 네타가 있을 수도)

 

1)

 사실 글 초반부 읽으면서 많이 불안했습니다. 저번권에서 폐이를 너무 어설프게 다룬 탓에 불안한 것도 있었고 문장에 살짝 힘이 너무 들어갔기 때문이네요.

 이번권의 프롤로그 부분은 같은 단어, 표현을 한 문단 안에, 혹은 '귀엽다'같은 경우를 말하자면 책 한 권 안에서 정말 몇 번씩이나 반복하는 게 꽤나 보였는데 이런 건 작가의 애정이라고 봐도 되겠죠?

 솔직히 말해서 조금은 거슬렸지만 꾹 참고 읽었습니다. 사실은 시드노벨 편집부는 부탁이니까 작가님이 퇴고할 시간 좀 넉넉히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다행히도 그 이후는 만년삼이라도 드시고 쓰셨는지 너무나 안정적이라 뭐라 할말이 없네요.

 혹시 저번 4권 후기에서 이번 5권은 대놓고 야하게 쓴다고 선언 했었는데, 그 탓인지 프롤로그에서 기합을 너무 줘버렸던게 오히려 경직된 글을 나오게 한 것은 아닐까 추정해봅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요.

 저번에 어설프게 학교를 다룬 것에 비해 이번에는 폐이나 갑자기 난입한 랑이 혹은 소꿉친구 나래 등등 히로인과 주인공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서술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범위를 조금 넓혀도 기껏해야 대충대충인 선생님과 똑같은 분노 레퍼토리를 지닌 세현이라는 친구가 전부.

 학교와 집을 오가고는 있지만 강성훈은 언제나 어디서나 히로인들과 함께이며 생각하는 것도 그것 말고는 없다는 인식을 강하게 새겨주었습니다.

 아아, 바람직하네요.      

 

 인물)

 (* 네타가 있을 수도)

 나와 호랑이님에서는 생동감 넘치고 개성 만발, 살아서 튀어나오면 무슨 짓을 해서라도 분양하고 싶은 캐릭터들이 넘칩니다.

 이번권에서는 하렘 주민들(?), 랑이, 치이, 폐이 자매들(?)을 선두로 하여, 그러나 마냥 느물느물한 분위기가 되기 십상이었지만, 그 가운데서도 이야기의 갈들을 알맞게 조여주어 긴장감도 심어주었고 또한 하렘 주민의 일원이기도 한 나래 씨의 등장도 적절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거침 없는 입담을 보여주는 세희와 강성훈의 만담은 흥미 깊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플롯 전체적으로 긴박감과 위기의식을 불어넣어준 드러난 흑막. 적대관계에 위치한 '냥이'와 그녀의 창귀 가희. 나서는 가희를 '닥치거라!' 단호하게 뒤로 물리는 냥이의 호령은 박력 넘쳤고, 또한 냥이의 생활 주부 같은 비유법들은 주부 강성훈씨가 술술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도 인상깊었습니다. 이 점이 냥이의 캐릭터성까지 확립시켜주니까 카넬 작가님한테 달려가서 박수라도 크게 쳐주고 싶네요.  

 모두들 적절한 페이스와 분량들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참. 잊었다 바둑이. ㅠㅠ 그보다 바둑이의 불안정한 상태가 복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종종 종범이가 되버리는 바둑이지만 이렇게 활약을 하는군요.

 그나저나 초반부의 수영복 묘사!   

 캐릭터 하나하나 애정을 갖고서 자세히 묘사하시는 작가님의 모습이 머릿속에 훤히 그려졌습니다.

 애정을 뛰어넘어 자신의 창조물들을 깊이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래야만 독자에게도 캐릭터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어필 가능해지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네요.

 앞으로도 이렇게만...

 

 일러스트)

 아 역시 날 실망시켜주지 않는 컬러 일러스트.

 다만 흑백부분은 선이 너무 굵다고 해야 할까, 숨덕부의 서연지 일러스트가 너무 인상깊었던 탓인지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영인님의 일러스트는... 최고 외엔 할말이 없네요.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

 수영복 VIVA

 라기보다 이번엔 랑이한테 전하고 싶은 말.

 이번권은 랑이와 성훈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스토리였습니다.

 성훈이 혼자서 고뇌하고 고민하고 결론짓고, 망설이고 확신하다가 또 다시 무너지고... 그리고 흔들리는 성훈을 옆에서 걱정해주는 랑이.

 결국은 세희에게 한소리 들은 후에야 문제를 랑이에게 털어놓게 되는데, 이어지는 랑이의 진솔한 사랑 고백은 정말이지.

 랑이는 성훈을 사랑하고 있구나, 아니면 작가는 랑이를 너무 사랑하고 있구나 생각들었습니다.

 이 부분만 따져도 이번권은 정말, 여태 1~4권까지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라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