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우리나라도 다양한 판형의 어린이 책들이 출간되고 있지만, 아이를 낳고 처음 접하 게 된 해외 그림책들의 다양한 형식의 책들에 놀라움을 금치 못 했던 기억이 지금도 여전하다.  어쩌면 그리도 기발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책을 만들 수 있는지.... 물론 내용이 참신하고 독특한 경우도 멋지지만, 아무래도 어린 아이의 경우 그 내용에서 참 묘미를 느끼기보다는 책의 외견상 형태에서 감동을 느끼는게 우선인 것 같다.  지인에게 소개 받은 어린이 원서 서점에서 외국 도서들을 처음 구경하던 날.... 책에서 노래가 나오고, 버튼을 누르면 말을 하고, 책이 펼쳐지고, 입체가 되고, 플랩이 달리고, 슬라이드로 돌리고, 바퀴가 달리고, 책 안에 퍼즐이 있고... 등등 책 자체가 장난감인 책들....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이런 책들을 자주 사준 탓에 우리 아이의 경우 영어책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우리나라 책과 달리 영어책들은 장난감처럼 재미난게 많았으니까....

 

   여기 이 해바라기를 담고 있는 이 책도 그 재미난 책들 중 하나다.   글밥은 그저 한 두 줄 정도로 짧지만, 해바라기 씨앗이 땅에 떨어져 점점 자라나 큰 꽃이 되는 과정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적당한 길이로, 시와 같은 맛깔난 라임으로 전달하고 있다.  식물의 성장과정을 알게 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직접 지키고 서서 볼 수 없다면 대안책은 책일텐데, 딱딱한 자연관찰이 아닌... 이렇게 작은 씨앗 하나가 너무나도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직접 책장을 펼쳐가면서 알아간다면 더 깊이 아이의 마음 속에 새겨지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작은 씨앗이 그저 무가치한 부스러기같은 알맹이가 아닌, 이렇게 그 안에 엄청난 생명을 품고 있고, 엄청난 힘으로 자라나는 원동력을 갖고 있음을 깨달으며 생명에 대한 존중심도 같이 얻게 될 것 같다.  맨 마지막장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광경은 어른들이 보기에도 참 만족스럽다.  이 책 시리즈로 개구리 이야기도 있는데 가능하다면 두 가지 모두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