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아이 그림책에 푹 빠져 살던 시절이 있었기에.....  참 많은 양의 그림책을 아이에게 읽어주었다.  아기 때는 단순히 읽어만 줬지만, 점차 아이가 세상을 알아나갈 준비를 할 때 독후활동의 세계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참 열심히도 했던 것 같다.  아직 유치원에 안 간 아이와 하루종일 얼굴만 마주 볼 수가 없어서 부지런히 독후활동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만큼 더 부지런히 그림책에 대해 알아보고, 정보를 수집하고, 관련 책을 읽고... 그랬던지라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방법, 책을 확장시키는 법, 책 고르는 노하우도 잘 안다고 생각했다.  또한 독서놀이도 그런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어렸기 때문에 주로 내가 주도를 해서 독후활동을 하다보니.... 아이가 주체가 되질 못 했다.  더구나 놀이 활동을 블로그에 올리다보니 결과물에 더 신경을 쓰게 되면서 아이가 즐거운 독후활동이라기 보다는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결국 엄마만 만족하는 독후활동이 아니었다 싶은 회의감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면서부터, 또.... 취학을 앞두고선 학습적으로도, 예체능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점차 독후활동을 할 시간이 적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독서놀이를 그만두게 되었다.

 

 

  그후로 아이가 학교에 입학을 했고... 학교에서 제시된 독서록을 기록하다보니... 아이가 참 불쌍하다 싶었다.  지정 도서를 읽고, 획일적인 내용에 따라 독서록을 채워나가야 하는... 혹은 지정 도서를 읽고 독서퀴즈를 시험보듯 치르고, 똑같은 책으로 독서화를 그리는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그야말로 즐거움도, 보람도 없는 참 지루하고 재미없는 책 읽기 과정이 이어졌다.  현실이 이러하니 아이는 책을 가까이 하기는 커녕 숙제하기 위해 억지로 책을 보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고, 안 되겠다 싶어서 학교 숙제인 독서록은 그렇다치더라도, 집에서라도 자유롭고 즐거운 독서를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독서놀이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6세~9세까지의 독서놀이....  조금 늦었나? 하는 마음으로 책을 들춰봤는데.... 역시나 어릴 적에 그림책에 빠져 있던 때가 있었기에 책과 아이가 좋은 친구가 될 방법들을 대부분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중반 이후로 이어지는 독서놀이는 기존에 읽었던 다른 독서놀이 책이나 독후활동 블로그들에 비해 체계적이고 참신했다.  더구나 문체도 자상하고....  독후활동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아이가 어릴 때의 시각으로 수집했던 정보들은 미술놀이에 촛점이 맞춰졌는데, 이 책은 9세정도 아이까지 적용할 수 있는 놀이법이다보니 글쓰기나 어휘력, 표현력, 사고력을 키우는 놀이도 많이 나와 있어서 초등 저학년 학부모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싶다.  이해를 돕는 상황 연출 사진과, 독서놀이의 예도 예쁘게 실려있어서 책 보는 내내 지루함이 없었다.  집에서라도 재미있는 독서놀이로 아이와 다시 한번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겠다.  이제는 내가 아닌, 온전히 아이가 주인공이 되는 시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