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말미에 우리 아이와 같은 반인 아이엄마를 우연히 만났다. 방학 필수 숙제로 일기쓰기가 있던데  일기 쓰기 숙제 잘 되고 있냐고 물으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그집 아이는 일기를 밀리기도 너무 밀렸고, 그나마 쓴 일기도 별 내용도 없이 똑같은 하루 일상만 몇 줄 쓰다 말았다고 했다.  사실 우리는 일기 쓰기가 그렇게 고민이 되진 않았다.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에서는 '나의 하루'라는 꼬마 일기 쓰기를 7세 때 몇 개월 했는데, 그때 원장님이 알려주신 팁이.... 일기라고 해서 꼭 인상깊었던 일이나 일과를 쓸 필요 없이 종이접기를 해도 되고, 시를 써도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일, 갖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들을 쓰거나 그리거나.... 우리가 알던 일기 형식을 탈피한 자유로운 내용으로 매일 매일을 기록해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재미나고 즐거운 일기를 써 볼 것을 권하셨다.

 

  그런 원장님 덕분에 초등 방학 숙제인 일기가 어렵지는 않았다.  원장님의 가르침대로 종이접기도 붙이고, 시도 쓰고, 별자리도 찾고, 감상일기, 관찰일기 등 그외에도 다양한 형식으로 일기를 써서 쓴 얘기 또 쓰고, 또 쓰는 재미없는 일기는 탈피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것도 여름방학 40일하고나니 겨울방학에는 슬슬 소재가 고갈되었다는 점이었다.  뭔가 새로운 것들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초등저학년공부법'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던 기억에 같은 저자님의 '일기 마법사'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와!!  나름 색다른 일기를 써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일기 안내서를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단순한 안내서가 아니라 저자의 아드님이 지난 학창시절 꾸준히 써왔던 쓴 일기를 직접 공개했는데 그 형식과 내용이 너무 창의적이고, 표현이 참 기발해서 저절로 웃음이 지어졌다.  더구나 하나하나 엄마의 쪽지 편지와 팁이 있어 그 정성에 또 한번 감복했다.  이처럼 생각지도 못 했던 다양한 형식들의 일기가 제시되어 있었고, 나이답지 않게 반짝반짝 빛나는 생각이 아주 흐뭇하게 그득 차 있었다.  귀한 보물상자를 발견한 것처럼 마음이 기쁘고, 설레었다.  1학년 선생님은 방학 일기만 과제로 내주셨는데, 2학년에는 평소에도 일기를 써야 한다고 들었다.  아이와 함께 이 많은 방법으로 일기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일기 때문에 고민하는 초등맘들은 꼭 보시길...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