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1학년 공부법이라니.... 처음 책 제목을 접하고선 약간의 반감을 가졌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처음 아이를 낳고선 조기 영재교육에 관심을 가졌던터라 그런 쪽의 양육 방식을 택한 뒤 아이와 함께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찬 것도 잠시....  아이가 차츰 커가면서 아이의 기질과 특성을 고려치 않고 엄마 욕심만으로는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사실을 값비싼 댓가를 치르고 배운 뒤, 아이들 중에는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알고, 알아서 잘 하는 뛰어난 아이도 있지만 같은 나이라고는 해도 뭐든지 느리게 배우는  ’Late Bloomer’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아이는 대기만성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아주 평범한.... 제 또래 다른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처럼  학습적인 것들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취약한 속성을 가진, 딱  시기에 맞게, 제 속도에 맞춰가는 보통 아이여서 선행이니, 조기 교육이니 하는 말 대신 아이의 ’때’를 기다려주는 법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이렇다보니 엄마가 초등 1학년부터 공부법을 파악해서 가르쳐야 하나...  이런 의구심을 갖고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어나가면서 ’1학년은 준비 기간이 아니라 공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라는 공격적인 카피를 곧이 곧대로 저자가 주장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차츰 들었다.  1학년 초기에는 부모들이 저자의 말대로 아이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만 중점을 두고 많이 놀리자는 생각을 하게 마련인데, 그냥 아무 계획없이 놀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이를 바탕으로 국어는 이렇게, 수학은 저렇게...  학습에 중점을 둔 내용들이 많이 등장한다.  1학년부터 이렇게까지 아이를 잡아야(?)하나 싶지만 현재 2011년 초등1학년 아이들의 미리 받은 사교육에 따른 학력 현황과, 초등학교 선생님들의 적당히 무관심한 지도 방식 등의 현실을 무시하고 나는 혼자서 느림보식으로 가련다.. 마냥 이럴 수만도 없으니까 결국 절충안을 찾아 합의점에 이르러야 하는데...   그렇다면 이를 위해 여러가지 사교육을 시켜서 부모들의 조바심대로  1학년때 이것 저것 예체능 학원을 많이 보내고, 영어에다 놀이수학, 논술 등 주요 과목까지 앞서서 가르쳐야 한다는 얘기일까?  저자는 그보다는 교과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면서 주요 과목에 있어서는 큰 돈 들이지 않고, 사교육에 맡기지 않고 기본에 충실할 것과, 동시에 독서력을 키우고, 아이의 심리적 상태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저학년부터 올바르게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키우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즉, 무엇이든 앞서서 조급하게 빨리 빨리 가르치자는 이야기가 아닌, 앞으로 고학년이 되면서 점차 어려워질 교과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익힐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 능력을 키우는 시기가 바로 1학년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런 것은 학원에서도, 공부방에서도, 좋다는 문제집들을 두루 풀어가면서  교과 내용처럼 수업을 한다고 해서 아이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이가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리더십을 가진, 사회성 좋은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면 부모도 사교육이나 외부의 힘에만 아이를 맡기지 말고 부모 자신이 노력하고 애써야 한다는 결론인데, 이 지점에서 워킹맘들은 조금 마음이 편치 않아질 것이다.  하지만 양적으로가 아닌, 질적으로 집중한다면 일하면서도 1학년의 학습 습관을 잡아나가는 것이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나는 내 아이를 키움에 있어서 느림보식 교육법을 고수할 것이지만, 적당히(?) 현실과 타협을 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 책의 조언을 적절히 따라가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