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가까운 곳에 살지만, 서울은 아닌 곳.... 내가 사는 이 동네가 가끔 너무 좋을 때가 있다.  겨울에는 잘 모르겠다가도 봄이 오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는 야트막한 산과 그 산 주변에는 꼬마 분수대가 있는 산책로가 있고, 아파트임에도 화단이 넓어서 이런 저런 요런 조런 꽃이며 나무들이 가득 피어나서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가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걸린다.  하지만.... 곧이어 시작되는 아이의 질문 세례....  이건 뭐라고 해?  이 꽃은 이름이 뭐야?  헉!  아이 낳기 전까지 내가 아는 나무는 그야말로 국정교과서에 준하는 국민 상식 수준이었다.  소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무궁화...  국화꽃, 장미꽃, 튤립... ^^  이런 한심한 수준의 엄마에게 아이는 질문을 퍼부어대고, 결국 내 입에서는 그냥 나무야~ 그냥 꽃이야~  이 소리만 계속 되고...  나름의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면서도 제 이름이 있으되 제 이름으로 불리지 못 하는 꽃에게도 미안하지만, 아이한테 그냥 꽃이야...이렇게 무성의하게 대답하는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카메라를 들고 나가 자주 눈에 띄는 꽃이나 나무 사진을 찍어와서 인터넷에서 그야말로 ’삽질’ 수준으로 검색을 하면서 하나씩 이름을 알아나갔다.  하지만 이런 식의 삽질 검색은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고 때로는 정확하지도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식물도감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애석하게도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도감류는 관내에서만 열람이 가능해서 직접 산이나 산책로로 들고나가 대조해볼 수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도 대략 눈도장 열심히 찍어가며 찾긴 찾았는데... 여전히 아쉬움을 느끼던 중 진선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이 도감류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도감류는 가격도 상당하기 때문에 직접 사게 되지는 않던데, 서핑하다 발견한 <계절꽃 쉽게 찾기>시리즈는 가격도 적당하고, 직접 산이나 숲으로 들고나가 책과 대조해 볼만한 자그마한 사이즈라서 이번 계절에 맞는 봄꽃 쉽게 찾기를 냉큼 샀다.  꽃을 색깔별로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지나다가 궁금한 꽃들을 바로 찾아볼 수 있다.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현호색이며 민들레, 씀바귀 등등 같은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자세히 살펴보면 세분화 된 종류가 엄청 많다는 데 놀랐고, 봄에 피는 꽃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도 놀랐다.(여기 소개된 풀꽃만 500종...^^)  서식지, 개화 시기와 간단한 설명이 곁들어져 있어서 아이에게 설명해주기에 딱이다 싶다.  올 봄에는 이 책 들고 산책로에서 주로 놀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