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로 오래 시간 일하고 있는 치에코씨!

1~3편까지 이어지는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은, 치에코씨과 사쿠씨의 이야기지만 전혀 지루함이 없다.

그건 아마도 두 사람이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요! 가 아닌 치에코씨의 생각들 덕분인 것 같다.

"만약에~"라는 상황에 놓여서 생각하는 것도 좋아하고

내가 없는 사쿠짱은? 사쿠짱이 없는 나는? 하고 생각하는 것도 좋아하며

때로는 죽음이라는 다소 무섭고 두려운 대화에 대해서도 스스럼 없이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그런 치에코씨를 보며 사쿠짱은

치에코는 무섭지도 않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오히려 무섭기 때문에 입 밖으로 더 꺼내려고 하는 치에코짱!

그런 치에코짱의 생각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다. 게다가 치에코짱의 생각 아닌 머릿속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부분

사쿠짱이 자리 잡고 있다.

구두수선을 하고 있던 사쿠짱과 우연한 만남과 결혼!

그리고 그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서로가 함께 해야 완전체라고 느끼게 된 치에코짱은 우리의 만남은 기적과도 같아!

라고 생각을 하다가

 

 

좀 더 생각해보니 역시 기적은 아닌 것 같다.

우연히 만나기는 했지만, 그 만남을 이어가려고 노력한 건 서로였기 때문에!

 

 

우연한 만남으로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받고 관심을 갖게 되어

용기도 내보고 그런 과정을 통해 두 사람은 지금의 부부가 되었다.

문득 얼마 전 스기와 이야기 나눴던 게 생각났다. ddp 장미를 보러 온 연인들이 많아서인지 우리가 어떻게 만나 오랜 만남을

가진 것도 참 신기하다고 이야기했었는데, 사실 오래 전이라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도 우연한 만남을 가지고

서로 사귀게 되기까지 자연스레 된 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치에코씨를 통해 우리의 시작도 떠올리게 되어 좋았다.

 

 

그리고 사쿠짱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치에코씨!

비싸고 좋은 레스토랑이 아니어도 좋은 건 사쿠짱과 함께 있음에

어디든 좋다고 생각하는 치에코짱 마음은 어쩜 이렇게 예쁜지!

 

그리고 존재만으로 마음의 든든함을 주는지!

마스다 미리 작가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공감이다. 이런 소소함에서 다가오는 공감!

그리고 잊고 있었던 당연한 일들이 당연한 일들이 아니게끔 만들어주고 감사하게 만들어주는 묘한 힘이 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힘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알게 해주는 치에코씨.

 

행복이란 뭘까?

행복에 대해 생각하며 '빨간 머리 앤'을 찾는 치에코짱을 보며 나도 읽었었는데 그리고 나도 이 대목에

살짝, 페이지를 접어뒀었지! 기억하려고 접어뒀었는데 그 기억은 어디로 갔는지!

'치에코씨의 행복'이 아닌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이라 제목을 지은 이유를

알게 해주는 치에코씨의 이야기! 결국 행복은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소소한 삶과 소소한 삶에 더해 사랑하는 사람과

살 수 있다는 건 소소한 행복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삶이라는 걸 잊지 않게 해준다. 

 

"어머 치에코씨!"

라던지 이런 치에코를 설명하는 글은 정말 귀에 들리는 나레이션 같아

읽는 재미가 있다.

 

아마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겠지??

하고

나는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도 사랑하고 서로도 사랑하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화해할 줄도 알고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건 사랑한다는 증거이기도 한 두 사람!

두 사람 사이의 아이는?

하고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쩐지 이런 두 사람을 보니 오래오래 둘이서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것도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두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두 사람만의 공간에서 행복한 삶을 꾸려가는 두 사람!

 

아, 사쿠씨!

치에코씨 이야기에 사쿠씨를 잊을 뻔했다.

치에코씨로 인해 알게 되는 사쿠짱인지라 사쿠짱의 솔직한 속마음도 생각도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쿠짱은 치에코짱을 통해 그리고 작가가 그려주는 세심한 그림을 통해 잘 알 수 있는 사람이었다.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치에코씨를 많이 사랑하고 배려하는 사람!

 

때로 치에코짱의 막무가내에 당황하는 사쿠씨이지만 그리고 아무리 치에코씨의 잔소리에도 나쁜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사쿠씨이지만

그럼에도 치에코씨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이는 사쿠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