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는 바리라고 하는 칠녀 중 막내로 태어난  북한여자아이 이야기다.

영혼을 볼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바리는  고향의 가난과 정치적인 문제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생계를 위해 중국으로 할머니와 그녀의 강아지 칠성이와 건너가지만, 추위와 화재로 인해 안타깝게 할머니,칠성이까지  잃게되고 영국까지 흘러가 발마사지사로 생활하면서 파키스탄인 알리와결혼을 하고 자신의 아기를 잃게되는..

바리가 어린 소녀에서 부터 젊은 여성이 되기까지의 그녀의 인생이야기다.

 어린 바리가 가족들과 이별하고 타향만리 영국까지 가서 생활하면서 그녀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주변인물들을 통해서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고,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난,종교,이민자문제등으로 일어나는 미움,갈등,살인등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면서 포괄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안에서는 과거 실질적으로 벌어졌던 사건들...북한의 큰 화재와 가뭄,911테러,런던 자살폭탄테러사건들을 극의 일부 소재로 다루면서 현실감을 줬으며,영혼을 볼 수 있는 바리의 초현실적인 능력으로 환상적인 부분과 조화를 이루게 했다.

현실과 환상이 불협화음을 이루는 게 아니라,현실을 통해서 지금 현재 국적을 떠나서 동시대인이 겪거나 주목하고 있는 이슈를 상기시켰으며,환상을 통해 바리가 현실을 통해 겪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그리고 그 해답을 갈구하는 심리적인 부분을 잘 접목시킨 것 같다.

 '바리데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것은 ..국내작가든 국외작가든.. 많은 독자들에게 인정과 찬사를 받는 작가들은 공통된 점이 있는 것 같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우리가 꼭 되짚어 봐야되는 사회적이거나 역사적인 이슈들을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상기시키고 질문을 던진다.왜 당신들은 잊고 있냐고...

지금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 아냐고..이대로 가는 건 옳지 않다고..다같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고..말이다.

 바리가 자신의 아기를 잃고 환상속에서 할머니와 칠성이를 만나서 그동안 바리주변에서 죽어갔던 영혼들을 만나고 그 영혼들이 바리에게 던지는 많은 질문들에 바리가 답을 해주는 장면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종교간의 갈등,가난,권력,미움,욕심으로 인한 인간들의 갈등으로 수없이 죽어갔고,지금도 죽어가고 있는..수많은 생명들과..

그런 인간들이 저질르고,또 희생되는..너무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바리는 진정한 생명수를 찾았는지..바로 그 생명수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게 아닌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중간중간에 감동적인 글귀가 많아서 따로 적어놓고 싶다.

 

"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치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바리의 말

 

"스스로 살아갈 의지가 있어야겠지.그래야 남들도 믿고 도와주지."

 - 루아저씨의 말

 

"아내와 딸들이 총살당하고 잠무카슈미르를 떠나면서 나는 너와 똑같이 신을 원망했다.어째서 이렇게 선량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냐고.그런데 육신을 가진 자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지상에서 이미 지옥을 겪는 거란다.미움은바로 자기가 지은 지옥이다.신은 우리가 스스로 풀려나서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오기를 잠자코 기다린다." -압둘 할아버지의 말

 "서로 양보해서 차례차례 말하든지,목청을 합쳐 서로의 말을 해주든지, 아니면 그냥 침묵하면 좋을 텐데"-각 신앙의 종교자들이 서로 시끄럽게 외치는 환상의  장면을 보면서 바리의 말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지.네가 바라는 생명수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만,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

 -압둘 할아버지의 말

 "우리 모두가 철없는 것들이다.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힘센 자의 교만과 힘없는 자의 절망이 이루어낸 지옥이다.우리가 약하고 가진 것도 없지만 저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세상은 좀더 나아질 거다.주께서 이르시기를,타오르는 분노의 불꽃을 경고하나니 가장 불행한 자들만이 그곳에 이르리라."

 -압둘 할아버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