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 제 강연을 들었다는 고등학생이 어느새 의과대학 본과 재학생이 되어서 저한테 메일을 썼더군요. 그때 선생님 강연을 듣고 지금 이 길을 왔다고 말이지요. 지난해부터는 안철수 카이스트 석과교수와 함께 지방의 대학으로 강연을 다닙니다. 두 사람의 강연에는 각본이 없습니다. 내려가는 날 차 안에서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눌 뿐입니다. 안 교수는 정보기술 전문가로서의 시선이 있고, 본인은 마이너리티 출신에 고교생을 많이 만나면서 갖게 된 문제의식이 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두 문제의식이 합쳐져 하나가 됩니다. 젊은이들이 뭐라는 줄 아세요? 함부로 도전했다가 결과가 잘못되면 선생님이 책임지시겠어요? 라고 합니다. 도전정신이 없는 게 아니라 한 번 잘못 내디디면 결과가 비참해지기 때문에 못하는 겁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도전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대신 약속을 합니다. 그들의 도전과 모험이 무모한 일이 되지 않도록, 사회를 바꿔나가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어 주겠다고. 지금은 몇 되지 않지만 주변에 얘기해서 늘려가겠다. 노력하겠다고 합니다. 그는 이것을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무브먼트라고 부릅니다. 작은 영향력이라도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고민을 진심으로 이해해서 무브먼트에 동참할 때 사회는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청년 문제보다 먼저 관심을 둔 건 장애아 문제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에게 독자적인 생존 자체가 허락되지 않는 곳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