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떠 먹여줘” 할아버지는 또 엄마에게 먹여달란다. 뇌졸중은 치료했지만 애기병에 걸렸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우표를 좋아한다. 독도 우표를 최고로 좋아한다. 1954년 일본에서 할머니한테서 받은 우표이다. 그 우표는 일본 사람들이 먹칠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본 사람들은 계속 독도를 자기네 땅으로 우겨서 먹칠을 했나보다. 또 친구가 준 독도 우표도 있었다. 할아버지 손자는 독도 우표를 학교에 가져가려고 했다. 할아버지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나 손자는 몰래 가져갔다. 학교에 갔다와보니 할아버지가 없다. 엄마가 왔다. 그리고 아빠도 왔다. 엄마아빠는 동네를 둘러보려고 나갔다. 날이 어두워진 후에야 할아버지를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는 우체국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혹시 누가 집에서 우표를 꺼내가지고 편지를 부쳐서 우체국에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셨나보다. “우리 여보가 준 우표가 어디로 가버렸어. 우리 친구가 준 우표도 날 두고 가버렸어. 찾으러 왔어”

집에 돌아와 손자는 할아버지 우표첩에 독도 우표를 다시 꽂아넣었다. 그후, 할아버지는 며칠동안 말도 하지 않고 밥도 잘 드시지 않았다. 나는 마음대로 물건을 가져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우표를 역사 앨범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우표를 귀중하게 여긴다. 그 우표가 옛날 할머니랑 같이 있던 시절을 생각나게 해주는 우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표가 없어졌을때 속상하셨나보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누나가 준 소중한 구슬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무척 속상하고 찾느라 힘들었다. 아마도 할아버지도 그런 마음이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