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 가장 남쪽에 위치하는 나라.

2010년 월드컵 축구가 열리는 나라.

무엇보다 인종에 따라 차별적 정책을 폈던 반인륜적인 "아파르트헤이트"가 떠오르는 나라.

그에 저항했던 "넬슨 만델라"가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반동으로 떠오르는 나라.  

공화국. 네이버 백과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한다.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접 또는 간접 선거에 의하여 일정한 임기를 가진 국가원수를 뽑는 국가형태이다. 공화국은 주권을 가진 국민이 선출한 대표자가 국가를 지배하고, 또 스스로도 대표자가 될 수 있는 제도를 통해서 국민이 자신을 지배하는 국가형태라는 의미이며, 민주주의 원리의 제도화로 생각할 수가 있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유지되고 있을 동안 흑인은 공화국의 국민일 수 없었고, 공화국은 백인들만 공화국이었다.

이에 반대하는 인물들은 체포 구속되었고, 육지와 떨어진 로벤섬 수용소에 갇혀야만 했다. 

로벤섬은 정치범들이 수용되었고 그들은 채석장에 인간 이하의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간수들은 정치범들에게 무자비한 폭행과 굴욕을 선사했다.

로벤섬에 온 정치범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갔고, 그들은 살아남아 이 섬을 빠져 나갈 수 있기 바랬다.

정치범들에게 희망이 필요했다. 희망은 피폐해진 육체와 정신을 되살릴 것이고 그들의 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거꾸로 간수들은 정치범들의 자존감을 상실시킴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 했다.

정치범들은 그들의 정당한 권리인 운동할 기회를 요구했다.

그것은 축구라는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축구가 아니라도 다른 것을 통해서라도 그것을 요구했을 것이다.

투쟁없이 주어지는 것은 없다.

정치범들은  축구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투쟁을 조직화 해냈고 투쟁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되살려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간.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는 수용소에서 축구할 수 있는 시간을 얻어 낸다는 것은 자유를 얻어냈다는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연과 또다른 인간으로부터 자유를 갈망한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자유를 위해 투쟁한다.

자유를 위한 투쟁의 도구였던 축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축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었으며, 그로써 사람들을 단합하게 만들었다......같은 목표하에 공동의 적과 맞서 싸우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체계적인 축구를 할 수 있는 복지를 누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수감자들이 늘어났다.  91쪽"

정치범들은 그들만의 축구리그에 오가는 공문이나 위원회 회의록에 사람을 언급할때는 '미스터'라는 경칭과 이름을 기록하도록 했다.이름을 사용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존엄성과 개성을 강조하는 방법이었다. 간수들은 정치범의 수번 즉 번호를 불렀다. 이름이 있는 존재가 아니라 번호를 가진 사물로 취급했다는 것이다.

문서로 작성된 정관과 각종 위원회, 규정과 부칙을 제대로 갖춘 조직을 만들었던 것은 스스로에게나 교됴관에게 자신들이 일반 죄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주의 백인들은 흑인에 대해서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정당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흑인들은 정치범 수용소인 로벤섬에서 그들만의 축구리그를 만들어냈고 성공적이고 무엇보다 민주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그들의 민주적 역량을 함양하고 증명할 수 있었다.

수감자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열정적으로 꿈꾸었던 민주적인 남아공을 위한 예행연습을 했던 것이다.

로벤섬 독방에 갇혀있던 넬슨 만델라는 그들의 투쟁의 결과로 얻어낸 자유선거를 통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대통령이 되었고, 로벤섬 축구팀 주장이었던 제이컵 주마는 현재 대통령이다. 축구팀을 같이 만들고 뛰었던 인물들이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역으로서 활동 중이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한다. 

존엄성은 스스로 찾지 않으면 지킬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