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 23일 읽다.

 

'증오'라는 제목에 부제로 '테러리스트의 탄생 '이 붙었다.

제목을 보고는 사회학책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과 오사마 빈라덴의 알캐에다를 떠올렸다.

이는 테러라는 이름이 나오는 순간 당연히 떠올라하는 것이지 나만의 특별함은 아니라 생각한다.

테러라고 하는 이름의 폭력성과 그 뒤에 숨겨진 슬픔을 동시에 봐야하지만 우리는 늘 폭력성에만 촛점을 맞추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한 초점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이고 또다른 폭력이다.

알카에다의 폭력에는 분노하지만 부시와 미군의 폭력은 마치 정의인양 떠들어 대기도 한다.

 

이 책은 사회학책이 아니라 심리학책이다.

하지만 꼭 심리학책이라고 보기에는 다분히 사회학적인 냄새가 난다.

 

증오란 무엇인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정의는 이러하다.

 

" 증오 :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관계 상황이나 상태. 미워하는 감정 또는 느낌. 적극적으로 미워하는 것, 싫어함. 나쁜 의도와 악의" P35

 

저자인 윌러드 게일린은 증오를 세가지 구성요소로 설명한다.

1. 증오는 분명 강렬한 감정이다.

2. 증오는 감정 그 이상이다. 증오는 심리적 상태이기도 하고 지각의 장애이기도 하며 망상과 유사한 사고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3. 증오는 애착을 요한다.

세가지의 구성요소를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증오의 문화에 대해 설명함으로서 심리학에서 사회학으로 발을 뻗는다.

 

격노는 증오의 핵심 감정이다. 격노와 증오를 유발하는데 있어서는 실제적인 궁핍보다 상대적 박탈감이 더 중요하다.

박탈당하는느낌과배신당하는 느낌 사이의 차이는 단지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은 문제일뿐이다. 우리는 힘을 가진 '남들'에게서 박탈당하며, 비슷한 부류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다. 격노는 뜨거운 감정이며 증오는 차가운 열정이다. 격노는 폭발하는 것이며 증오는 괴롭히는 것이다.

증오는 적이라고 지각된 대상에 대한 감정과 편집적 사고와 강박적으로 집착하는 관계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다.

감정으로서 증오에서 나의 악惡한(?) 마음에 대한 정의를 획득했다.

시기와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시기는 남의 행복을 보면서 느끼는 고통스런 감정이다. 샤덴프로이데는 남의 불행을 보면서 느끼는 행복이다.

시기는 박탈감, 불공정하나는 느낌, 불공정함 앞에서 무력함, 죄절된 격노와 절망감을 필요로 한다.

돈 많고 잘나가는 초등학교 친구를 보며 시기한다. 나는 그렇지 못함으로....

샤덴프로이데는 독일어다.이를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하나 모르겠다.

돈 많고 잘나가던 초등학교 친구가 어느 날 사기를 당해 폭삭 망했을 때 은근한 쾌감을 느낀다면 그건 샤덴프로이데이다. 

샤덴프로이데는 행복하다고 잠시 상대적 위안을 받는 것이나 지속적인 행복을 담보하지 못한다.

 

적敵이라는 개념은 증오를 느끼는 대상이며, 그 대상에게 해를 가하고 싶고, 그가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막고 싶은 대상을 말한다.

적이라는 개념은 절망적인 존재에게 목적과 열정과 희망을 준다. 그러므로 적을 찾아야만하고, 만일 정치적이나 사회적으로 적을 찾기 쉽지 않을 경우가 있다면 적은 억지로라도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적이 존재하는 진정한 이유는 증오자의 생활 양식에 기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냉전시대에 미국에게는 소련이라는 뚜렷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소련 붕괴 후 미국의 적은 희미했다. 소련을 대체하는 적으로 쿠바, 리비아가 등장했고 부시는 이란, 북한과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다. 세계의 경찰인양 정의의 사도인양 으시대는 미국은 증오의 주춧돌 위에 지어진 것일까?   

 

이 책의 마지막을 이루는 증오의 문화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대해 나는 동의할 수 없다. 

"팔레스타인 인은 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살 테러에 희생된 자들을 보며 즐거움을 느끼고 자실 테러범에 대해 긍지를 가지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 인은 자기들이 잔학한 행위를 저질렀을 때 자축하는 것이 아니라 수치심을 느끼고 부정하고 싶어 했다.

팔레스타인 인이 품은 증오의 원인은 그들의 삶이 비천하다는 데 있으며 이는 남의 탓이 아니다." P259

아랍 세계는 '시대의 낙오자'의 사회인 것이다. P260

저자가 팔레스타인 땅을 밝아보고 그들을 만나고 보고 하는 이야기인지 묻고 싶다.

팔레스타인은 원래 못됐고 이스라엘인은 착하다는 근거는 도데체 어디서 가져온 것이란 말인가.

팔레스타인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가 이스라엘 군인이 쏜 총탄에 맞는 모습을 보며 저자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저장의 주장은 편파적이며 전혀 객관적 진실 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리는 탈레스타인의 역사와 현실의 삶에 대한 수많은 르포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과 증오를 근원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증오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시되거나 미화될 수 없다.

그렇다고 증오의 뿌리를 왜곡하여도 되는 것은 아니다.

 

"증오"를 읽으며 사랑과 행복에 대해 생각해본다.

내가 진정 행복하려면 사랑하는 수 밖에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