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행용 회화책들이 나름대로 개성을 살리려는 의도는 보이지만 그렇다고 두드러지게 개성이 드러나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독자들은 혼란스럽다. 어느 회화책이 가장 내게 맞는 것인 가를 두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참 독특하게 구성되어 있다. 문법을 무시해라? 영어발음도 별거아니다? 그런 카피 문구처럼 정말 그 중요한 요소들을 그렇게 무시하고 쓴 책자인가? 라고 생각하면서 책장을 넘기면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역설은 저자가 독자에게 한발짝 다가가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은 문법을 무시하고 발음을 무시하라는 선동성의 문구가 오히려 독자들을 위한 저자의 철저하고 꼼꼼한 집필로 커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식 발음의 원리 그리고 우리말 발음 표기 어느 하나 적당히 써지지 않았다. 이 책의 목적이 해외여행자를 위한 영어회화서라고 한다면 우선 왜 이 책이 필요한가의 문제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
즉 여행용 영어회화는 왜 필요한가? 라는 의문에 대하여 여행지에서 불편없이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라는 정의가 부합하다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우선 적당한 분량, 적당한 크기, 그리고 편안하게 읽힐 수 있고 현지에서 통할 수 있는 적절하고 간결한 표현 이것이 여행자가 필요로 하는 회화서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외국의 여행지에서 휴대하고 다니면서 언제어디서든 시간날 때 틈틈히 표현들을 익히면서 필요할 때 즉석에서 찾아서 활용할 수 있는 책자로서 꽤 괜찮은 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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